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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섬 이니스프리/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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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21-08-28 10:33

본문

  호수의 섬 이니스프리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내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돌아가리

  거기 외줄기 엮어 진흙 바른 오막집 지으리

  아홉 이랑 콩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떼 잉잉거리는 숲 속에 홀로 살리.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리 우는 곳으로 방울져 내리거든,

  한밤중 온통 반짝이고, 한낮은 자주 빛으로 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찰랑대는 잔 물결소리 들린다.

  한길이나 잿빛 보도 위에 서 있을 때

  그 물결소리 내 가슴 깊이 들린다.


  - 시집 <예이츠의 명시>에서, 황동규 역, 1987 -





- 설명할 필요도 없는 너무나 유명한 시다.

  나는 이 시를 학교에서 국어 교과서를 통해 처음 읽었다.

  그 땐 막연히 참 좋은 시로구나 하고 동경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 시를 다시 가슴에 떠올렸다.

  영화에서, 복싱 트레이너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의 제자 매기가 시합 중 당한

  충격으로 전신마비가 된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앞에서,

  예이츠의 이 명시를 읽어준다.

  편안히 죽기를 원하는 매기에게 어쩔 수 없이 주사를 놓으며 안락사 시켜주곤,

  그는 조용히 사라진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갔을 거란 내레이션이 흐르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아마도 그는 그가 매기에게 읽어 주었던 그 섬,

  이니스프리로 갔을 게다.

  그 곳이 실제의 땅인지, 아님 시 속 이상향의 땅인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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