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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느낌 / 윤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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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8회 작성일 21-11-02 22:08

본문

느낌 / 윤의섭

 

 

     어렴풋한 것만큼 분명한 것은 없다

     도저히 빠져나가기 힘든 상태에 놓였을 때 별과 같은 침묵이 찾아왔다

     동경 표준시는 늘 생체시보다 빨랐으므로 결단은 이루어지지 않은 예언일지라도

 

     두려워지는 중이다

 

     기억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것이어서 지워도 지워지지 않아

 

     목덜미에 찰싹 달라붙은 불길

     파국의 노래를 담은 경전을 암송하는 바람의 혀

     유리창의 장면은 늘 같은 꿈이었고

     내일도 모레도 여기 앉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서서히 뚜렷해져 온 생시라면

 

     둘 중 하나는 깨어 있었다

 

     아릿한 심장의 맥박은 처용의 춤 살갗을 에는 바람은 에우리디케의 절망

     어떤 느낌은 신의 영역에 속해 있다

 

     종용당하고

     순간 소스라치고

     살짝 동의라도 할 뻔한

 

     영원에 갇힌 구름 그림자가 산등성이에 정박해 있다

     마비도 풀리기 전엔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이다

 

     편도에 들어선 어느 날

 

 

 

鵲巢感想文

     도대체 느낌은 뭘까? 마치 예언 같기도 하고, 예언은 아니지만 몸서리치게 닿는 어떤 기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러한 감정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느낌은 그냥 오지 않는다. 빨랫줄에 걸어놓은 빨래처럼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그 몸짓처럼 분명 결단할 수 없는 침묵 같기도 하며 형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구름 같기도 하며 하루 마감의 언저리에 몰려든 고양이의 노래처럼 지울 수 없는 허기 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느낌은 살아 있어야 한다. 자아를 잃지 않는 어떤 소신을 찾기 위해서는 말이다. 오늘도 어렴풋이 지워지는 나를 몸소 깨치기 위해 허우적거리는 느낌을 이끌며 이끌리기도 하면서 어쩌면 편도에 들어선 것은 아닐까!

 

     아아! 어렵다.

     사는 것이 이런 것이냐! 우주에서 그만 깨져버린 꿈처럼 순간 소스라치고 두려워지는 현실에서 산등성이가 아니라 보다 명확하고 명징한 목덜미라면 아주 찰 지게 휘어잡으며 활활 그 불길 한 번 제대로 짚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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