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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구월/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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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5회 작성일 21-11-03 19:04

본문

  구월 




  안미옥





  당분간

  슬픈 시는 쓰지 않을게


  영혼을 드러내려고 애쓰지 않을게


  액자 안의 그림이 무엇이었는지

  말하지 않을게


  밝은 것을 견디지 못하던 사람이

  어두운 것을 견디게 될 때

  

  커다란 양초와 과자 상자

  챙이 넓은 모자를 들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게


  최초의 미로를 만들었던 사람이

  혼자 있다가

  안으로 들어갔다고 쓰지 않을게


  밖에 오래 서 있다

  그러다 돌연히


  다짐했던 말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다고

  계속 믿고 있었지


  정말 아닐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갑자기 끊겨버린

  노래의 뒷부분이 생각났다


  - 시집 <온>에서, 2017 -






- 당분간

  슬픈 노래는 부르지 않을란다.

  당분간

  아픈 기억은 부르지 않으련다.

  당분간

  슬픈 시는 읽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당분간,

  구월, 시월, 십 일월이 다 지나가도록 마음은,

  오래 커다란 양초를 들고 기다리련다.

  그러면 언젠가,

  잊어버렸던 우리의 시와 노래의 뒷부분이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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