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들녘 /안규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아버지의 들녘 /안규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3회 작성일 21-12-27 13:58

본문

아버지의 들녘

 

안규례

 

 

어쩌까 어쩌실까

구순의 울 아부지 올해도 또

손수 지으신 농산물 보내셨네

이 폭염 이 염천에 구부러진 허리로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거친 손 눈에 보이네

해마다 올해만 올해만 하시더니

이러다가 내 손 대신

일손 잡고 돌아가시것네

 

젊은 날엔 탄광에서

석탄 가루 반찬 삼아 드시고

환갑이 지난 자식 지금도 품고 계시네

 

복중 뙤약볕 피한다고

새벽이슬 밟으며

풀 뽑고 거름 놓아 길러 땄을

옥수수, 감자, 콩, 검은 봉지에

10남매 얼굴도 같이 넣어

봉다리 봉다리 꽁꽁 잘도 싸매셨네

 

예나 지금이나

야물딱진 울 아버지!

 

 

 

―시집『눈물, 혹은 노래』(도서출판 청어, 2021)

 

----------------

  고향과 사랑과 어머니는 시의 진부한 소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시인들이 고향과 사랑과 어머니를 시 속에서 불러내는 것은 고향과 사랑과 어머니는 인류 영원의 주제이고 불러도 불러도 목마른 그리움의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서 모름지기 시인이라면 어머니와 관계된 시를 한 편쯤 썼을 것이고 대략 몇 편쯤 가지고 있는 시인들도 많을 것이다. 더 나가 김초혜 시인은 어머니 시를 시리즈로 썼을 뿐 아니라 아예 전편을 어머니 시로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만큼 어머니는 마음의 고향이고 간절하게 부르고 싶은 이름이기도 하다.

 

  이렇게 어머니 시 사모곡은 참으로 많고 많은데 반면 아버지 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어머니도 그렇지만 살아온 시대와 환경과 여건에 따라 아버지를 추억하고 그리는 방식도 다양하다. 나 역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의 시를 끄적거려 놓은 것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어머니에 못 미치고 있어서 요즘 와서 새삼 송구스럽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아버지 또한 어머니 못지않게 그리운 것은 우리가 이 두 분의 몸을 빌려서 세상으로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가 이 세상에 안 계신다면 더욱 그리웁고 보고 싶은 것이 어찌 인지상정이 아닐까. 아버지의 부재가 주는 그리움을 다행히도 안규례 시인에게는 없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아버지는 시인에게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한평생 자식에게 자신이 지은 농산물을 나눠주는 재미로 살아가시는 아버지가 구순의 연세에도 농사를 짓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걱정하는 자식들의 마음을 모를 리 없는 아버지지만 아버지가 농사를 그만 놓을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이 아버지의 인생이요, 몸에 밴 생활이기 때문일 것이다. 효도 아들이 아버지가 밭에 나가 일하시는 걸 보고도 말리지 않았다고 부부 싸움하는 것을 티브에서 본 적이 있는데 실은 며느리가 말리고 말려도 아버지 스스로 밭에 나가신 것이다.

 

  일생을 통해 몸에 배인 생활을 못 하게 하는 것도 불효라는 생각이 들지만 자식의 입장에서는 무리하다 큰일날까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아버지는 자식들의 마음을 받아들여 재미 삼아 운동 삼아 조금씩만 몸을 움직여 주셨으면 좋겠는데 그 아버지의 고집을 자식인들 어찌 말릴 수 있을까...<정호순 시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2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