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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12월 /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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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5회 작성일 22-05-01 07:09

본문

씹던 바람을 벽에 붙여놓고

돌아서자 겨울이다

이른 눈이 내리자

취한 구름이 엉덩이를 내놓고 다녔다

잠들 때마다 아홉 가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날 버린 애인들을 하나씩 요리했다

그런 날이면 변기 위에서 오래 양치질을 했다

아침마다 가위로 잘라내도

상처 없이 머리카락은 바닥까지 자라나 있었다

휴일에는 검은 안경을 쓴 남자가 검은 우산을 쓰고 지나갔다

동네 영화관에서 잠들었다

지루한 눈물이 반성도 없이 자꾸만 태어났다

종종 지붕 위에서 길을 잃었다

텅 빈 테라스에서 달과 체스를 두었다

흑백이었다 무성영화였다

다시 눈이 내렸다

턴테이블 위에 걸어둔 무의식이 입안에 독을 품고

벽장에서 뛰쳐나온 앨범이 칼을 들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숨죽이고 있던 어둠이 미끄러져내렸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음악이

남극의 해처럼 게으르게 얼음을 녹이려 애썼다

달력을 떼어 죽은 숫자들을 말아 피웠다

뿌연 햇빛이 자욱하게 피어올랐지만

아무것도 녹진 않았다


창비2009 강성은[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감상평 : 감성이라고 할까 이성이라고 할까 감수성이라고 할까

모두 탁월하게 표현한 작품에 지성까지 겸비한다면 얼마나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겠는가

위의 작품은 약간의 감수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얘기드릴 수 있겠다

비틀어쓰기, 낯설게하기, 기시감없애기 등을 감수성의 기본이라고 얘기들 한다

요즘은 흔해빠진 기법이라서 차라리 [모르게하기]가 탁월한 감수성이라고 얘기드린다

위의 시는 겨울 같은 과거를 녹이려 하는 현재가 암울하게 반영된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겠지만 상처는 흉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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