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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방 이야기 /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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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2-05-0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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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가방에 관한 이야기 철없던 오빠가 돈과 옷과 장난감을 가득 채워 집을 나갔던 커다란 가방에 관한 이야기다 다시 돌아온 오빠를 아버지와 어머니는 흠씬 두들겨팼지만 가방은 수척해진 모습으로 한쪽 구석에 서 있었다 지퍼를 열자 가방 속은 텅 비어 있었다 가방은 마루에서 다락으로 다락에서 창고로 옮겨졌고 어느새 오빠는 쾌활함을 되찾았다 다시 창고에서 가방을 꺼내온 건 아버지였다 냄새나는 지폐 뭉치들을 신문지에 싸서 가방에 담은 아버지는 어두운 새벽 집을 나섰다 아버지는 일주일 후 강물 위로 떠올랐지만 가방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들은 아버지의 따뜻함을 떠올리려 애썼고 가방 따윈 잊어버렸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다 비린내가 나는 어머니의 양쪽 가슴을 누나어 만지며 밤마다 오빠와 나는 어른이 되는 꿈을 꾸었다 어느날 가방은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엄마가 들고 온 가방을 보고 우리는 소리쳤다 오빠가 들고 나갔던 가방이야 아빠가 들고 나갔던 가방이야 그 가방이야 엄마는 아니라고 했지만 우리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엄마는 분명 저 가방을 들고 우릴 떠날 거야 우리는 한밤중에 살금살금 일어나 가방 속으로 들어갔다 가방 속은 넓고 어두웠지만 온 집 안을 삼켰던 비린내는 나지 않았다 아이들이 사라졌어요 엄마는 우리를 찾느라 돌아오지 않았다 가방 속에서 우리는 자라났다 이야기를 먹고 자라났다 가방이 들려주는, 가방 속에 가득 차 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도 있었다 누군가 지퍼를 열어준다면 이 밤이 끝날 텐데 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기억해주지 않았다 우리는 얼마나 늙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서로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맞잡은 두 손은 언제부턴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고 느꼈을 때 누군가 지퍼를 열었다 엄마였다 우리는 울면서 엄마에게 매달렸다 엄마는 노망난 늙은이들이라머 경찰서에 신고전화를 했다 우리와 함께 집에서 쫒겨난 것은 가방이었다 우리는 눈 내리는 밤 골목에서 가방과 함께 서 있었다 눈에 보이지만 유령이 된 것 같았다 차가운 눈이 조금씩 우리 위로 쌓였다 우리는 다시 가방 속으로 들어갔다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여기는 가방 속이라니 이렇게 따뜻한데 말이야


창비2009 강성은[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감상평 :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를 두 번에 걸쳐서 정독했다

말꼬리잡기와 감수성이 풍부한 시를 쓰며 이야기를 꾸밀 줄 아는 시인이었다

하지만 몇 편의 시는 짧고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완벽한 시집을 완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나 50편 내외로 시집을 출판하는 시인들은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강선은 시인의 시집은 그나마 읽을거리가 있어서 약간의 포만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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