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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성 =유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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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5회 작성일 22-10-11 11:24

본문

=유혜빈

 

 

    벽난로 위에 체호프의 총이 걸려 있는 꿈을 꾸었다 눈을 감으면 작은 거실의 안이었는데 의자와 이불로 성을 만들고 있었다 완벽한 성을 만들기에는 어느 날은 의자가 어느 날은 이불이 부족했다 성은 이곳과 저곳을 나누기에 요긴했다 안은 언제나 깊은 저녁이었고 발가락으로 이불을 만지작거리는 날이면 성안에 체호프의 총이 걸려 있는 꿈을 꾸었다 총이 걸린 성의 벽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꿈의 3막에 이르렀을 때 총성은 울리지 않는다 커튼 내려오지 않고 영원히 떠돌아다니는 꿈결 속이다 깜깜한 이불 밑에 엎드린 나는 영원 속에 있다 본 적 없는 벽난로 타오르고 나는 성의 앞문을 돌아 나오고 있다 기억의 지평 위를 딛는 발걸음이다 햇살이 오래도록 곁을 지키고 있다

 

   鵲巢感想文

    체호프의 법칙이란 연극의 1막에서 등장한 총은 3막에서 반드시 발사된다. 체호프법칙은 문학, 예술작품의 흐름에서 복선의 의미를 강조한 체호프의 총에서 유래했다. 체호프의 총은 작품 초반에 소개한 뒤 후반에 중요한 반전 장치로 활용함으로써 독자에게 잊어버렸을 지도 모를 초반의 장면을 돌이켜 보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데 있다.

    = 

    어느 한 곳에서 눌러앉은 세월이 수십 년 가족의 일원은 각기 또 다른 삶을 살고, 삶의 주거지인 곳에서 생활한 세월도 수십 년이다. 떨어져 산 세월은 벽처럼 높아 함께 이룰 수 없는 성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기억의 지평만 걷는다. 언제 어느 때나 발사하는 노란 서쪽 하늘은 이불처럼 곤한 잠을 자고 싶고 총성을 지우기에는 아직도 멀다.

    눈을 생각한다. 저기 저쪽에서 바라보는 눈을, 눈이 없다면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세상 내가 한때 믿었던 곳에서 벼랑 끝 내몰리다가 결국 추락한 사실들 그때 참된 눈을 가졌더라면, 세월이 흘러 그러면 참된 눈은 가졌더란 말인가! 아니다. 우리는 인생을 두고 화투놀이하고 있는 셈이다. 마치 버스정류장에 서서 토큰 판매인께 돈을 건네는 일로 아저씨 복권 두 장 자동요자동으로 인생을 던지며 그렇게 산 것들의 총체적인 합을 이루는 시였다.

    내가 파놓은 인생, 거기서 내가 쌓아온 인생 그것은 계단처럼 하나의 성이었고 계단처럼 하나의 감옥이었고 계단처럼 하나의 피난처였던 그 순간들 보지 못하면 사랑은 없고 보이지 않으면 성은 쇠처럼 단단해서 나중은 추락한 빵 같은 인생 오늘도 아무런 일이 없는 듯 도박의 얼굴로 어디든 도박의 가죽을 들고 가는 우리는 정신병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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