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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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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잠 =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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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3회 작성일 23-01-26 15:58

본문

수잠

=길상호

 

 

저수지 모퉁이를 돌아

낮에도 희뿌연 안개를 걷다 보면

작은 샛길이 나온다 했어요

 

길 끝에 딱 한 채,

물결 기와가 반짝이는 집

 

지도는 아무 소용 없으니

핸드폰 앱도 끄고 마음도 끄고

길 잃은 듯 오라 했어요

 

어린 내가 부르르, 등목을 하거나

늙은 내가 꾸벅꾸벅, 마루에서 졸거나

 

시간이 여러 겹으로 출렁여도

당황하지 말라 했어요

 

흰빛, 분홍빛, 붉은빛

담 밑의 봉숭아가 꽃즙을 짜내

모여든 귀신들 혈색을 되살려놓는 집

 

물 위에 얹어놓은 돌멩이가 가라앉기 전에

세계가 중력을 되찾기 전에

조금 서두르라 했어요

 

작은 바람 한 줄만 지나가도

집이 흩어져버릴 수 있다 했어요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212월호

 

   얼띤感想文

​     고여 있는 마음을 본다. 변함없이 어떤 기대를 품는 저 마음, 안개를 걷고 걸어 나가면 작은 샛길이 있고 그 길 따라 걷다 보면 좀 더 넓은 길이 있다는 것을 사람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걸어야 한다는 것, 그 길 끝에는 딱 한 채 우리가 생각한 물결 기와가 반짝이는 집이 있다. 물론 비유다. 그 물결 기와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지도는 필요가 없다, 어쩌면 처음은 책을 통해 배우는 삶이기도 해서 그 시기가 어느 정도 지나면 자신만의 수레를 만들고 끄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가 오면 등목도 하고 졸기도 한다. 권태가 아닌 권태기가 오고 다채로운 색상과 다채로운 율동은 더불어 오고 모든 것이 혈색이 도는 물 위의 집 세계가 중력을 잃기 전 세계의 흐름을 타는 한 줄기 바람만이 오로지 집을 되살리는 길이다. 돌멩이처럼 무거워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혀 얼띠지 않는 감상문에서....한 줄...삶의 진리를 발견하고 갑니다.
늦었지만....
설 지나, 온통 내내 건강하시길.....아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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