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 무렵 =권규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곡우 무렵 =권규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1회 작성일 23-04-26 22:26

본문

곡우 무렵

=권규미

 

 

    전생의 시간들 아마도 분홍이었다

 

    묵묵히 나를 업고 어르고 또 달래며 지난 생의 엄마처럼 아가야 아가야 황황한 햇빛 속을 서성이던 낙타,

 

    부르튼 발 아래 가만히 떨구던 한 방울의 눈물도 분홍, 분홍이었다

 

    심장에서 심장으로 쓸쓸히 자전하는 별의 은하와 아득히 먼 추운나라의 음악처럼 말랑말랑한 네 맨발도 그랬다

 

    처음 여덟 개의 음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세계와 곡진한 연두의 세포들은 분화하고 연대하여 다시 꽃으로 오는 것인지

 

    아득히 낡은 우주의 핏줄이 매미 울 듯 팽팽해지는 신화속의 시간이다 강가를 헤메는 오르페우스처럼 더듬더듬 그림자 따라 도는 저녁들

 

    어둠 속의 마을도 잠시 분홍이 되는 적막과 적막 사이의 어슬 무렵, 벚나무 저 환한 광대들의 춤

 

  계간 [사이펀] 2021년 가을호

 

   鵲巢感想文

    시제 곡우 무렵에서 곡우穀雨는 이십사절기의 하나.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들며, 봄비가 내려서 온갖 곡식이 윤택하여진다고 한다. 양력으로는 420일 경이다. 그러니까 봄을 상징한다. 무렵은 간단히 말하자면 즈음, 그쯤이겠다.

    시의 세계에 빠져들면, 지루하지가 않다. 늘 대화다. 그 대화는 암묵적이며 뉘앙스 적인 데가 있고 간혹 그 무엇을 맞추려고 하는, 구태여 안 맞더라도 그 속에서 이는 웃음이 또 배여 나오기도 해서 즐거울 때가 종종 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문장에서 느낌이 오지 않으면 시제에서 명확하게 해 둔다.

    전생의 생이다. 찰나로 지나가 버리는 그 순간과 순간들은 모두 분홍이었다. 분홍粉紅은 분홍처럼 사랑으로 닿지만 분홍雰虹처럼 오리무중五里霧中이었다. 그 무엇을 찾는다는 것에서 그것은 진심 어린 나를 찾는 일이지만, 어디든 엄마가 있다는 데에서 안심이다. 그러고 보면, 성인이 될 때까지는 부모가 그 뒤를 보아주겠지만 성인은 책이 부모라는 사실, 잊혀서는 안 된다. 책을 늘 끼고 살아도 모자람이 없는 것이다.

    시 중간쯤에 보면, 처음 여덟 개의 음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세계와 곡진한 연두의 세포들은 분화하고 연대하여 다시 꽃으로 오는 것인지, 하는 문장이 있다. 숫자 여덟은 한자 팔이다. 팔은 여러 방향을 상징한다. 공변될 공이라는 글자가 있다. 여덟 팔에 사사로울 사자와 합자다. 그러니까 공변은 사적인 것을 여러 곳으로 펼치는 것이다. 선공후사先公後私는 공익 우선이다. 은 나무에서 공변된 골고루 영향을 끼치니 소나무고 옹은 어른에게 수염은 공동체가 인정하는 상징이 되었다. 머리가 공변되면 칭송稱頌을 받고 말로 공변을 실현하는 것이 송사訟事.

    연두라는 한자를 떠올려 보면 시어가 참 재밌고 신화와 오르페우스를 생각하면 가면과 같은 이 사기詐欺, 짓는 마음이지만 사기史記처럼 대단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겠다. 마음 하나 제대로 잡는다면 말이다.

    사기에서 사는 사잠깐이라는 말에서 왔다. ()을 할 때 잠깐잠깐 잇는 것은 무엇을 속이는 것이 있다는 데에서 온 것이다. 은 사람이 잠깐의 틈도 없이 무엇을 만드는 것을 상징하며 작은 해와 잠깐이 붙었는데 날 중에서도 잠깐 퍼뜩 지나간 날이 어제라는 뜻 작불이 잠깐 확 붙은 것을 말한다. 작렬炸裂하다 할 때 쓴다.

    속일 기라는 글자를 보면 그 기와 하품 흠의 결합이다. 는 키의 상형자다. 곡식을 후치며 알맹이를 고를 때 그 키의 작용에서 흠은 역시 속이는 그 무엇의 작용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2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