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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행운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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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3회 작성일 24-07-16 07:54

본문

불과 행운

=김상혁

 

 

    공원에 다 같이 모이니 좋구나, 힘 난다. 누가 놓았는지 모를 모닥불이 타는데, 흙더미에 피 묻힌 손목 당겼더니 죽음이 벌떡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듯, 살아서 모이니 좋구나, 가족처럼 흥이 난다. 아무것도 아니어서 즐겁고 불안한 시절 숲속에 버려두고. 길고 넓은 포장도로 건너오며 다 잊으니 좋다. 연말 아스팔트 깨는 드릴처럼 신이 난다. 한밤 모여서 불을 쬐니 좋구나, 같이 먹으니 모처럼 힘 난다. 이 기운 어디에 쓸까, 불길 앞에서 궁리할 때 바람이 나무 흔들어주니 좋고, 날리는 훈연에 웃음과 기침이 터진다. 돌아갈 운명인데 돌아갈 생각 안 나니 좋다. 호수에 동전 던져도 금화는 꿈속에 쌓이듯이, 실없이 공원에 모이니 좋구나. 힘 난다. 우리 것 아닌 모닥불 꺼져간다. 우리 것 아닌 행운은 좋구나. 기억이 다 같이 착해진다. 좋다.

 

 

   문학동네시인선 192 김상혁 시집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056p

 

 

   얼띤感想文

    시와 신, 시화와 신화라는 얘기, 시를 읽고 있지만, 개인의 신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몇천 년 전 문자가 없었던 시절 할아버지가 아버지께 아버지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종교도 모르는 시절, 마치 집 안의 종교처럼 어떤 전설처럼 들려온다. 시제 불과 행운은 어찌 보면 상극이다. 이는 삶에 대한 자세겠다. 오늘을 맞닥뜨린 우리는 불처럼 닿는 외부의 존재에 늘 무지였다. 그러므로 죽음은 그 흔한 대사였고 그 죽음을 피하고자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싸워야 했다. 그 속에서 일어나는 행운과 행운은 한 가족의 행복이며 더 나가 한 마을의 축복이었을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모를 어떤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늘 북쪽을 바라보았듯이 그것은 솟대로 어떤 상징물을 세워 두었듯이 오색천을 가는 길마다 보였던 그 자작나무에 묶으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예의 주시했는지도 모르겠다. 실없이 공원에 모이니 좋다. 그렇다. 어쩌다가 온 것이며 어쩌다가 살아남은 존재 실없다는 말 다시 말하면 괜스레 아직은 돌아갈 운명은 아닌가 보다. 그래서 힘 난다. 오늘도 활활 타오르는 자본주의의 꽃 한 마리 벌처럼 당겨본다. 살아남아야겠다. 호수에 동전 던져도 금화는 꿈속에 쌓이듯 동전처럼 던진 일로 금화가 되는 건 불가능한 일, 그러나 신화가 현실이 되듯 미지가 더는 미지가 아니려면 알아야겠다. 아스팔트처럼 곧게 아스팔트처럼 검게 아스팔트처럼 부드러운 지혜만이 저 두텁고 깜깜한 밤을 깨뜨릴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처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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