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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복서 -알파카 양의 답장 =변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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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3회 작성일 24-07-17 20:15

본문

아웃 복서

-알파카 양의 답장

=변윤제

 

 

거기, 이곳이 안전하다 믿는다면 봐 턱 밑의 구름들 녹아내릴 때 목은 머나먼 봉우리 찾아 길쭉해지고 끝내 싸우던 침샘도 말라버렸지 마쿠노우치 잇포의 은퇴를 기억할는지 리얼을 믿다니, 설마 사랑도 믿니? 내 눈앞에 너 아닌 내가 없는데, 그런데, 가지를 버리자 꽃이 피는 종려나무 혓바닥에 꽃망울 맺히는 여긴 또 어디? 한 잔의 소주가 내리는 녹색병 가로질러 눈보라 치는 팔월에 오고 싶어 다시 돌아와야 하는 곳 방금 눈앞에 돌아온 고양이가 희박한 숨소리로 변하는 곳 그러니 희디흰 털 가운 걸치고 나는 사각의 링으로 전진하는 거야 날 위해 울어버려요, 성남시 네가 바라보던 바다에 나는 도착한 적 있거든 어느 날 저녁엔 날 기억해줘 몸 어딘가에서 갑각류의 껍질이 발견되는 날 사람들을 떠올리면 에네르기 떨어지겠지만 별안간 창틀이 떨어지고 멍하니 사과를 씹고 있는데 거기 동해 쪽에서 천천히, 새 한 마리가 다시 왔네 빛 속에서 땀샘의 한 톨까지 끓어오르고 하늘을 오래 바라본 내 눈동자 구름으로 변신한 순간에 나는 돌아볼 거야, 마침내 돌이 되어 굳어버릴 거야 카운터펀치를 날려, 박살날 거야 알리얀추(Allianchu), 날 위해 우는 걸 허락합니다 고양이가 있었단 증거 따위야 있건, 말건, 그러니까, 가이사의 것을 나에게 구름의 것도 나에게 나는 지쳐버렸기에 영원히 구름의 스파링 파트너

 

 

   문학동네시인선 205 변윤제 시집 저는 내년에도 사랑스러울 예정입니다 040-041p

 

 

   얼띤感想文

    시인은 아무래도 권투를 대개 좋아하나 보다. 시제 아웃 복서는 복서 종류의 하나다. 상대편에게 바짝 달라붙어 공격하는 유형의 선수. 인파이터 형과 상대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효한 타격을 노리는 선수 아웃복서 형이 있다. 시 전반적인 내용은 하나의 권투 장면이다. 그러니까 사랑도 믿을 수 없는 상대와 연신 두들겨 맞거나 마치 샌드백이 된 기분이랄까 그러면서도 지쳐 나자빠지는 건 여사이면서도 다시 또 눈 떠 보는 세상을 향해 소리 지르는 아웃 복서, 사실 시 한 문장씩 읽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여기가 깜깜한 어둠이라 생각하면 매서운 눈빛 같은 주먹을 보고 있다고 가정하면 영 이해가 안 되는 대목도 없다. 거기, 이곳이 안전하다 믿는다면 봐, 어느 문장이든 내가 써놓은 것들 어디 안전한 곳이 있을까 완벽한 것은 없다. 그러나 거울을 보듯 나는 나고 나는 네가 될 수 없는 현실, 그 괴리감은 상당히 크다. 그러므로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너는 있지만, 나는 없는 것이 된다. 그러니까 내 눈앞에 너 아닌 내가 없는 것이다. 자아의 상실이다. 가지를 버리자 꽃이 피는 종려나무, 시가 갑이라 하면 가지보다는 오히려 종사나 종대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뒤에 종려나무가 있으므로 독자에게 한 층 사고의 깊이를 더하지 않을까, 그냥 마음 한 줄이다. 성남시, 분명 이름이지만 어떤 미완의 상황에서 완주 아니 완벽한 인간으로 나아가려는 시인의 마음이 돋보이는 거 같고 그러나 사랑은 서두에서 말했듯이 설마 사랑도 믿니? 그렇다. 믿을 수 없는 게 사랑이며 모든 게 다만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경험적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우리는 구름의 스파링 상대(파트너)로 살지 않을까! 연신 두들겨 맞지 않으려면 깜깜한 외부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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