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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떠났어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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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4-07-23 16:47

본문

공원을 떠났어

=황인찬

 

 

    사람이 적은 공원의 오후입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걸었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빛이 많다고 느껴지는 날이었어요

 

    이상한 것은 우리가 이 장면을 한 시간 전에 보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고, 우리가 같은 생각을 했다는 사실을 서로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거 아까 본 거 아냐?”

 

    동시에 튀어나오는 목소리와 함께 퍼지고 넓어지는 오후와 함께 손에서 목줄을 놓은 사람과 함께 달려나가는 개와 함께 날아가는 새들과 함께 모든 것이 순간 고정된 것만 같습니다

 

    그것은 아까 본 장면이 아니군요

    사람이 적은 공원의 오후 우리는 그 한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고 잠시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원을 떠나며 그 생각을 잊습니다

 

 

   문학동네시인선 194 황인찬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092p

 

 

   얼떤感想文

    시는 어떻게 오고 어떻게 나가는지 그 상황을 묘사한다. 시는 어떤 특정한 사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렇다고 종교계에서 말하는 그런 경전이라고도 할 수 없는 하나의 구체다. 그러므로 사물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실체 같은 것은 없어도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게끔 그런 작용 같은 것은 이 속에 묻어 놓을 수는 있는 것이다. 사람이 적은 공원의 오후며 우리는 식사를 했고 가볍게 걸었고 이상하게 그날은 빛이 밝다고 느꼈다. 만남을 이룬 것이다. 그것이 인식되었든 아니든 거기서 나는 첫 만남을 생각한다.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이후 만남은 계속되었고 조금 더 나은 만남은 숙맥이었다. 그냥 묵묵 가끔 웃음이 일기도 하지만, 시간은 더욱 묵묵으로 가고 있었다. 이상한 것은 우리가 이 장면을 한 시간 전에 보았다는 사실, 더군다나 서로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까지 했다니깐, 그렇다.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은 장래가 보인다는 것 내 처한 현실이 무거워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미래가 보여야 한다. 하지만, 나를 더욱 슬프게 하는 건 그런 모습이 전혀 떠 오르지 않는다. 동시에 튀어나오는 목소리와 함께 퍼지고 넓어지는 오후와 함께 손에서 목줄을 놓은 사람, 더는 나를 잡지 않는 것인가! 한 때, 젊음은 집착일 만큼 파고들며 일을 했다. 마치 신의 가호가 있었던 것처럼 도전이었고 실패를 가져도 무덤덤했다. 이젠 목줄을 놓은 풍경을 본다. 함께 달려나가는 개와 함께 날아가는 새들, 공원에 앉아 있다. , 신의 세계에서 보면 그 아류인 인간, 인간에 비하면 개는 역시 동물이며 짓는다는 것에서는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늘 나는 새, 영혼을 상징한다. 나는 지금 개처럼 짖고 있는 것이냐 아직도 도달하지 못한 피안과 여전히 이승을 떠도는 영혼에 불과한가! 순간 고정된 사진 한 장이 오고 어! 이건 아까 본 장면인데 야 거기 라면 한 그릇 끓여 와 봐! 야 너 말고 너, 여름인데 왜 이리 추워 에어컨 좀 꺼라! 어찌 쟁일 터냐 좀 끄고 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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