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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집에 왔니 =고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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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8회 작성일 24-07-24 06:57

본문

왜 이 집에 왔니

=고명재

 

 

    아주 흰 개 꿈을 꿨습니다 눈보라 속을 뛰고 있었어요 발이 다 젖었는데 몸에서는 김이 피어오르고 개는 너무 작았어요 광활한 눈밭에 비해, 그래도 개는 달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꿈 전체가 흔들려도 하나는 확신할 수 있어요 멀리서 보면 눈과 다를 바 없던 뜨겁고 작은 몸, 시야를 가리는 그 지독한 눈보라 속에서 유일하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달렸다 사랑을 풀어주려면

    목줄을 풀 듯 밖으로 나가서 달려야 했다

 

    좋아하는 사람의 개가 죽었다 왜 이 집에 왔니 하앟게 헐떡거린다 개들은 몸을 벗고 코끝을 밝혀서 주인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온다고 하던데 잘못 온 거야 온도계 끝까지 혀를 밀어도 어쩔 수 없다 몸이 통째로 다리가 된대도 갈 수 없어 문 두드리지 마 이번 눈보라는 너무 지독해 자꾸 헐떡이는 숨소리로 내 귀를 핥지 마 나는 빙어를 산 채로 씹지도 못해 손발은 작살 끝처럼 싸늘해서 귀를 막고 커튼을 내린다 흰 개가 짖는다 그러다 문에 몸을 부딪치기 시작한다 쾅쾅 소리와 목 찢는 소리가 집을 흔든다 시계를 본다 커튼 사이로 창밖을 본다 흰 개떼가 흰 개의 목소리를 듣고 언덕에서 달려오고 있다 사박사박 개들이 눈 밟는 소리는 아름답다 눈 위를 달리는 몸 자체가 해방 같다 눈이 안 보이는 내가 이걸 모조리 봤다면 이젠 문을 열고 대전 아니 평양이라도 발이 터지도록 너를 향해 달려야 할 때가 온 거다

 

 

   문학동네시인선 184 고명재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016-017p

 

 

   얼띤感想文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장미꽃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뭐 언뜻 떠오르는 노래 가사처럼 그러니까 동요며 놀이었다. 그러니까 非我의 투쟁이기도 하고 아를 되짚어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것은 결속이었으며 단결이었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다. 마냥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처럼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꽃을 찾으러 갔다면 서로가 창칼이 아니라 눈보라는 눈보라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말의 뉘앙스는 여러 풍경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눈밭과 눈보라 말이다. 필자는 눈밭에 눈사람’, ‘논둑 위에 걷는 소라며 감상문으로 책을 쓰기도 했다. 물론 이것이 중요한 얘기는 아니다. 어감 말이다. 어감을 읽는 눈이 있다면 단감 하나 고이 따 먹는 일이므로 쾅쾅 문 두드릴 이유는 족히 생기는 것이다. 아내가 귀싸대기 때리고 갈 일이겠지만, 그렇다는 얘기다. 시는 확장성擴張性과 보편성普遍性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더 나가 시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 시어 하나하나의 의미와 상징은 그간 쓴 것이 많아 비슷하게 닿으므로 지나쳐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전과 평양이겠다. 대전 물론 지역명을 시인께서 제시했지만, 넓은 들로 광활한 영토를 이 속에 담았으리라! 21c 나의 무대, 유목민으로서 펼쳐야 할 강역인 것이다. 거기다가 시인은 평양을 제시했다. 그 누구도 평양은 서울 다음가는 우리의 발자취였으며 우리 역사의 중요한 자리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 평양을 두고 지금의 평양으로 내정하는 좁은 사고의 역사학자들도 있다는 사실, 평양은 요서와 요동과 만주 두루 걸쳐있었다는 사실은 모른다. 민족의 이동에 따라 지역명은 늘 함께했으니까 말이다. 닛뽄이라고 부르는 일본, 이것도 예전 백제가 부여한 이름이었다. 이 속에 두루 걸쳐있는 지명은 모두 한반도 지명과 유사한 것이 많아 지금까지도 지역명을 두고 그 내정에 관해서 왈가왈부하니까 듣기에 서글프기 짝이 없다. 눈 위를 달리는 몸, 그것은 눈에 한정할 일이 아니라 저 보이는 광활한 영역까지다. 문을 열고 말안장에 도포를 씌우고 동복까지 얹어 달려야겠다. 어느 유목민은 처자식 말고 모든 것을 팔아라 했다. 그러니까 무조건 던져라 그래 던지자, 무조건 던져야 한다. 투국은 금성이었고 중심이었다는 사실, 투국은 흉노며 알지였으며 북이었다. 우리의 무대였으며 우리 삶의 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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