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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삼십세 =박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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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7회 작성일 24-08-01 20:32

본문

삼십세

=박신규

 

 

그늘진 말들이 와서

가만히 안아주었네

빨리 늙고 싶은 마음들이 함께

차가운 맹지에 숨어들었네

끝내 묻지 않고 묻어둘 수도 없는

침묵은 다 벗은 상처의 끝물이었네

서로를 베어물면 햇볕마저 시고 떫었네

누구라도 먼저 져버리길

애타게 기다리지 않고

이미 전생에서 버림받은 말들로

사랑을 나누며 잠이 들었네

바람꽃 앞에 내던진 시간,

늘어진 속옷처럼 놓아버린 마음들이

꽃자리에 머물렀네, 저만치

떠올릴 때마다 새벽 가등이 꺼지네

어스름 속으로 푸르게 돌아보면

짓다 말고 버리고 온 집이 한 채,

그 자리에 선 채로 늙고 있네

 

 

   창비시선 415 박신규 시집 그늘진 말들에 꽃이 피다 65p

 

 

   얼띤感想文

    이 시를 읽고 느낀 점은 시는 구체의 형태를 띠지만 그가 입은 옷은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시는 무언가 깨달을 때마다 오지만, 우리가 쓰는 시는 그때 상황마다 다른 어떤 몽타주와도 같다. 시제 삼십 세는 이미 죽은 시간이며 한 번 지나간 시간이기도 하다. 나에게 삼십 세는 있었던가! 불혹은 불혹의 기회를 주었고 지천명은 지천명의 기회를 준 시점, 나에게도 삼십 세는 분명 있었겠다. 그러나 타인이 볼 때는 그 삼십 세가 있었는지 한 번 되짚어볼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에 쫓겨 무엇을 쫓다가 허겁지겁 도망치듯 세월 따라 마구 내질렀는지 말이다. 그러니까 아무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로지 늘어진 속옷처럼 하얀 가면을 쓰고 어두운 밤만 헤아렸는지도 모를 일에 대해서 별은 끝내 침묵하며 속절없이 마른 지린내에 흠씬 젖어 있을 뿐 그렇다. 그것이 꽃자리가 되었든 오물로 뒤범벅되었든 분명 상처는 씻었으니깐, ! 나의 삼십 세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오 주여, 한 입 베어 문 바나나보다 이 밤 따뜻한 홍차에다가 레몬즙 한 옴큼 짠 이러한 잔을 들고 거저 마시는 일에 위안을 갖는다. 乾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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