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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수몰 지구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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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4-08-03 18:33

본문

내 마음의 수몰 지구

=이승희

 

 

불을 켜두어야 합니다

수국이 잘 자라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처음으로 읽는 글자처럼

그러다가 모든 글자를 읽을 때처럼

어떤 미래에 도착한 듯

 

사라진

 

더는 어디로도 가고 싶지 않을 때

더 깊은 잠을 재워줄 이를 기다리며

나는 물속을 바라봅니다

 

나무들의

손을

내려줘야 합니다

 

물속에서 기차가 우체국을 지나갑니다

 

 

   문학동네시인선 217 이승희 시집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한데 034p

 

   얼띤感想文

    수몰水沒은 물에 잠기는 것으로 대상은 시 객체다. 지구地區는 어떤 목적성을 갖는 지정된 구획이나 지역으로 시 객체를 상징한다. 시인은 아무래도 어느 연못가에 앉아 시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물 위 비친 자아를 보며 함께 포갠 듯 내려앉은 나무와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보며 말이다. 수국은 식물의 한 종류지만 마치 한 물의 국가를 지칭한 듯 보이고 이도 역시 시 객체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시 주체를 향한 마음, 시 객체를 위한 마음으로 시는 전개되며 결국은 시 주체의 우월성을 어쩌면 얘기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시 종연을 보면 물속에서 기차가 우체국을 지나갑니다. 기차는 칸칸 열 맞춰 가는 것 보면 원고()를 상징했다면 우체국은 우체국郵遞局이 아니라 수국과 대조되는 우체국優體國으로 말이다.

    글자, 솔직히 미자도 아니고 공자도 아니다. 그러나 글자만큼 자기 위안도 없겠다. 글자를 생각하면 세종은 참으로 위대하다. 한 민족을 구원한 것도 더 나가 통일을 이룬 것도 이 글자였다. 물론 한자도 글자며 이 속에는 오묘한 뜻이 참 많다. 여기서는 어느 문자가 좋다 이런 것이 아니다. 물속 바라보는 측도測度 길이나 넓이 혹은 부피까지도 얕다는 것은 그만큼 깨지기가 쉽다는 말. 두터운 사고로 무장해도 살아남기 얼마나 힘든 일인가? 각종 사기와 범죄, 사기가 사기가 아니듯이 범죄가 범죄를 모르고 당하는 그 측도, 살면서 숱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불혹을 넘겼더라면 불혹은 제법 일을 처리한 시간이다. 가만히 생각하면 어리석은 일이다. 시를 읽고 쓰는 가운데서도 심심 얕은 것은 오기 마련, 그러나 이것도 세월이 더하면 그제야 진정 두터운 맛을 보지 않을까! 마음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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