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일 =권혁웅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슬픈 일 =권혁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4회 작성일 24-08-11 21:18

본문

슬픈 일

=권혁웅

 

 

    갈비에서 살을 발라내는 여자의 손은 축성(祝聖)하는 그 손만 같습니다 털썩, 하고 떨어지는 살들이야 말로 제대로 놓아버린 거 아닙니까 뼈와 힘줄 사이를 가위가 지나갈 때, 우리는 골다공증과 인연과 젓가락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집착을 버리면 발밑이 바로 숯불 지옥이어서 단백질은 입으로 가고 칼슘은 개에게 갑니다 부지런한 손과 입을 잇는 식욕에도 숭고란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시커멓게쌓여가는 저 더미가 위암이나 위엄과 다르지 않아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쓰렁쓰렁해도 군말이 없어야 한다고, 오물거리다 뱉은 입술 두 점으로 겨우 말합니다 저 힘센 팔목의 채근만이 다만 거룩하고 조금 슬픈 일입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84 권혁웅 시집 소문들 119p

 

 

   얼띤感想文

    우선 왜 슬픈 일이었을까? 생각한다. 여자가 살을 발라낸다는 데에서 말이다. 이 속에는 경제적인 의미가 담겼을 것이다.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다. 능수능란한 노동은 오히려 거룩하다. 직업에 대한 의무이자 책임감이다. 하지만, 시는 이것만 얘기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 하나의 비유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느 정육점과 고기를 구워 파는 한 아낙네가 그려지지만, 직업으로서 갖는 또 하나의 길 그건 문장을 다루는 기술이겠다. 갈비에서 살을 발라내듯이 축성祝聖이 아닌 축성築城()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즉 문장을 발골하고 헤쳐보는 일이야말로 단백질과 칼슘을 분간하는 작업이 아니고서야 뭘까! 그러니까 골다공증과 인연과 젓가락의 관계를 생각한다. 군데군데 비어 있는 것들과 또 그것과 관련 있는 어떤 인연까지 또 굳은 성질과 같은 쌍으로 맺는 도저히 부러질 수 없는 젓가락 같은 것은 어떻고, 어찌하든지 간에 고기는 분류가 필요하고 칼슘은 건져야 하겠기에 다만 일은 숭고하다. 여기에 딴말은 하지 마라! 제발 돼지처럼 우글거리는 시장을 보면, 일은 일이라는 사실, 두 점 곱게 뱉는다. 두 점 입술이다. 비유와 상징 인식과 단절 그리고 부지, 소통과 외면의 시장에서 어쩌면 이것은 위암이나 위엄과 다를 바 없는 세계다. 오늘도 무작정 달리는 달려가야만 하는 사실에 대해서 거룩하다고 위안하지만, 이는 조금 슬픈 일이기도 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4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28 07-07
504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 09:56
50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5-09
50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9
50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5-09
50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5-09
5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8
50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8
50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8
50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07
50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7
50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7
5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06
50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6
50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06
50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5-05
50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05
5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5
50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04
5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4
50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4
502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4
50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3
50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3
5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3
50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3
50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03
50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02
5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01
50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1
50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1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