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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기러기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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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1회 작성일 24-08-14 20:19

본문

기러기

=박서영

 

 

    당신이 밤새 운전하는 동안 나는 노래를 불렀지. 노래가 끝나자 우리는 박수를 치고 각자 돌아갈 행성을 생각했다. 괜찮아요. 북쪽 가까이 다녀온 밤이잖아요. 밤이 깊어질수록 당신에게서 기러기 냄새가 났지. 우린 지구의 표면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가 있었어. 17,000마일의 속도로 달에 충돌한 운석처럼 번쩍 빛이 났지. 호기심으로 다가온 지구의 친구들도 볼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사건이었어. 당신은 다른 별을 찾아 위치를 바꾸었지. 힘의 무게가 이동하는 걸 느꼈어. 나는 계산할 수 없었다. 당신은 위치를 바꾸고 나는 궤도를 이탈해버렸으니까.

    나는 노래를 불렀지. 밤의 들판, 밤의 들판에서 승냥이들에게 물어뜯기는 달을 바라보며, 점점 작아지는 달. 점점 커지는 달. 나는 아무것도 선언할 수 없었다. 달의 파편들이 내 몸에 쏟아져 내려꽂혔지.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는 밤이 왔지. 이젠 괜찮지 않아요. 북쪽 가까이 다녀온 밤이 있으니까요.

 

 

   문학동네시인선 118 박서영 시집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 083p

 

 

   얼띤感想文

    기러기는 데칼코마니다. 마치 물감이나 잉크 등을 종이에 칠하거나 떨어뜨리고, 그 종이를 한 번 접었다가 펼치면 한쪽 무늬가 다른 한쪽과 대칭적으로 흡사하게 나오는 것을 말한다. 토마토나 락앤락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시의 내용은 시적 주체와 이에 닿으려는 시적 객체와의 교감을 그리며 떨어져 나간 시적 객체를 묘사한다. 시인께서 다룬 몇몇 중요하다 싶은 시어를 보자.

    우선, 운전을 들 수 있겠다. 이는 시적 객체가 이미 피안의 세계에 닿은 시적 주체를 보는 상황이다. 시적 객체는 시를 보며 여러 가지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이를 운전이라 해도 되겠다. 박수는 시에 대한 인식과 교감의 표현이다. 북쪽은 지면에서 위쪽을 가리키니 시적 객체를 상징한다. 지구는 지면과는 반대의 위치를 가리킨다. 한쪽 갈래다. 밤의 들판은 지면을 상징하겠다. 승냥이는 갯과의 포유류로 인도印度 들개라는 명칭을 갖는다. 물론 물어뜯는 일로 시적 객체다. 점점 작아지는 달과 점점 커지는 달 기러기처럼 인화印畫되어 가는 것을 묘사한다.

    달의 파편들이 내 몸에 쏟아져 내려꽂혔지.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는 밤이 왔지. 이젠 괜찮지 않아요. 북쪽 가까이 다녀온 밤이 있으니까요. 시의 진화 혹은 발전 아니면 돌고 도는 우주론에 입각한 시 쓰기라고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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