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뚜껑과 구면 =전지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관 뚜껑과 구면 =전지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24-08-14 20:21

본문

관 뚜껑과 구면

=전지우

 

 

    오후를 들락거리는 구름에도 무지개의 얼룩이 남아 있듯, 나는 죽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했다.

 

    큰 바람이 죽었다고 우는 새들도 있지만 침묵하는 것도 있다

    유리 창문에 부딪쳐 죽은 참새가 떨어져도 우리는 한동안 마주 보며 낄낄거렸다

    참새가 울음을 찍는데 우두커니 창밖을 보니까,

    참새는 나무에 발자국을 찍어도 남지 않았다

    저 나무는 햇볕이 말을 나누는 방, 그림자가 기억을 갖는 방, 서로의 서로가 되는 방이었는데

 

    숨을 크게 내쉬면 슬픔이 새 떼가 되어 날아간다고 어느 철학자가 말했었는데 내 안에 접혀 있는 슬픔엔 페이지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날개를 달아 줄까?

    슬픔은 네모난 관 뚜껑 같구나 구면인 것 같구나

 

 

   시작시인선 0460 전지우 시집 당신이라는 별자리 하나 22-23p

 

 

   얼띤感想文

    시에서 갖는 시간적 개념 오후는 내가 죽은 이후의 시간이다. 그러니까 피안의 세계에서 사바세계를 바라보며 서 있는 시간(吾後)이다. 오후는 굳이 시간적 개념으로 보기에도 그렇다. 누군가 찾아와 애도를 표하거나 인사를 하거나 아니면 어떤 교감에 이르는 모든 것은 하나의 시체를 보는 것밖에는 안 된다. 사실, 시체가 바라보는 사바세계에 대한 감정은 없다. 마치 이러이러하겠다는 것에 사바세계의 저울질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구름이 오고 구름이 가고 얼룩이 남고 얼룩이 씻겨나가고 한다. 시체가 누워있는 곳에서는 관점이 없으므로 죽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새는 피안과 사바세계를 오가는 동물이다. 그 새의 이름은 틈새라고 하면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참새도 괜찮다. 사실이나 이치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참으로 말이다. 큰바람이 죽었다고 우는 새들도 있지만 침묵하는 것도 있다. 운다는 표현은 발자취를 남긴 것이며 침묵하는 것은 그냥 읽다가 간 것이다. 발자취를 남긴 것은 죽음을 인식한 것이며 침묵은 맹한 걸음만 있었을 뿐이다. 유리 창문에 부딪혀 죽은 참새가 떨어져도 우리는 한동안 마주 보며 낄낄거렸다. 시 인식과 교감이다. 이러한 시적 교감은 시문에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가령, 참새가 울음을 찍는데 우두커니 창밖을 보니까, 참새는 나무에 발자국을 찍어도 남지 않았고, 저 나무는 햇볕이 말을 나누는 방이자 그림자가 기억을 갖는 방으로 묘사한다. 이는 서로의 서로가 되는 방이라 명명한다. 서로의 서로가 되는 방이라 했지만, 단적으로 이는 시적 주체의 방이다. 발자국을 찍어도 남지 않았고 햇볕이 말을 건넸고 그림자는 기억만 가졌으니까 햇볕과 그림자는 대조적임을 알 수 있다. 마치 북과 남이자 지구이자 지면의 대면일 뿐이다.

    숨을 크게 내쉬면 슬픔이 새 떼가 되어 날아간다고 어느 철학자가 말했다. 철학자는 사실 없다. 시적 주체다. 은 검정을 상징한다. 단단함이며 견고하다. 은 새의 일종이다. 자는 여기에 쓰지 않아도 알 것이다. 페이지는 면이며 날개 없는 시체를 다만 우리는 보고 있다. 슬픔은 네모난 관 뚜껑이다. 이는 약간 도치된 느낌이다. 네모난 관 뚜껑은 슬픔이다. 누가 시를 읽는다 말인가? 하며 지탄한 것이며 구면은 구의 표면을 갖는 구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4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28 07-07
50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5-09
50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9
50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09
50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5-09
5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8
50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8
50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8
50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07
50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7
50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7
5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06
50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6
50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06
50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5-05
50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05
5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5
50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04
5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4
50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4
502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4
50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3
50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03
5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3
50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3
50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03
50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02
5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01
50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1
50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1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