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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있습니다 / 이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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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31회 작성일 24-08-16 12:09

본문

빈집 있습니다 / 이원규 

 

눈 그늘 짙어가는 당신이 오신다면

초가삼간 빈집 하나 없을까요

지리산하 섬진강변

까치집 같은 풀무덤 같은 옹관묘 같은

빈집이란 빈집은 다 사라졌지만

아궁이며 헛간이며 툇마루며

내 온몸 구석구석을 쓸고 닦고

해묵은 생각들에 도배까지 했습니다

당신 좋아하는 달빛 목련을 그릴까

연분홍 산복사 한 그루 모실까

행여 잠 못 이룰까 전통 한지를 발랐지요

나는 당신의 빈집

당신은 나의 불안한 항아리

아직은 사랑한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 모든 사랑의 후폭풍을 잘 알기에

지붕은 양철 지붕, 밤새 빗소리나 듣자고요

창문은 남은 생이 잘 보이는 서쪽으로 냈습니다

 

[출처] [이원규] 빈집 있습니다

 

[얼기설기 역기]

살다보면 깨지기 쉬운 마음하나 얹고 산다. 수 만 번을 깨트리고 사는 마음에는 늘 아픔과 슬픔과 고통이 담겨져 있는 당신의 마음 속에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나요? 그 불안한 항아리는 꿈속에서 조차 당신을 그리워하지만 눈을 뜬 시간 속에서는 작동을 하지 않는 고장난 안테나 같은........

지독한 사랑의 아픔을 알기에 시인은 그냥 편한 빗소리로 사랑을 덮으려 하지만 죽을 때 까지 열병을 앓고 또 앓는 지루한 시간 속에 갇혀 살 것 같다

더 많이 사랑한 쪽이 더 많이 상처 받는다는 말이 바늘로 찌른 것 같은.

나도 서쪽만 보며 사랑 따윈 다 잊고 살고 싶은데.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 누님 오래간만이예용........^^
시 쓰는 일 접고 이젠 그냥 드립 한 잔 즐기며 사는 게
락인 거 같슴다. 예전, 간혹 책도 내며 살았는데
그런 여유도 점점 없어지는 거 같네요....

오늘 담아주신 시 아주 좋습니다. 이 분 것도 사서 읽어야겠네요.....
감사합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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