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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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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회 =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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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4-08-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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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회

=김 안

 

 

    집이 생겼다. 차가 생겼다. 그리고 빚이 생겼다. 이걸 다 갚을 때까지 행복해할 수 있나. , . (빚 채)는 사람과 꾸짖음이 함께하니 눈앞이 새하얗다. 백태 낀 눈은 얼마나 거대한 꾸짖음인가. 하여 그 흰 것밖에 볼 수 없으니 돌아보면 딸은 나보다도 늙어 있고,

 

    사람들은 예부터 동물의 무언가가 제 몸에서 돋아나는 상상했다. 날개랄지 뿔이랄지 하는 것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거나, 아니면 더 더 전 아비를 묻을 도구라곤 가늘고 하얀 양 손밖에 없다고 느껴졌을 때, 나는 이걸 어데다 쓰나, 곧 부러져버릴 이 손을 어데다 쓰나 싶을 때.

 

    오랜만에 나간 시인들 모임. 까마득한 후배들 사는 이야길 듣다가, 그 곤궁한 이야기들에 고갤 끄덕이다가, 출근길 차비 할 돈이 모자라 지하철역 앞에서 실없이 웃던 날이 떠올랐다. 눈앞이 하얬다고, 그때도 큰 꾸지람이 있었다고, 그래도 이젠............

 

    술집을 나서니 온통 눈밭이었다. 눈 뒤집어쓴 차들이 한 치도 움직이질 못하고 새끼 잃은 짐승처럼 웅웅. 몇몇은 몸 못 가누고 연신 벽에다 머릴 찧다 벽 속으로 들어 가고, 몇몇은 하얀 눈밭에 길 잃어 날아가고. 술 취한 아빠 기다리다 늙으면 어쩌누, 큰 꾸지람 기다리고 있어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597 김 안 시집 Mazeppa 18-19p

 

 

   얼띤感想文

    시는 현실을 반영한 일기를 통해 하나의 시를 이루었다. 신년회 나가 겪은 일이다. 눈이 많이 오는 어느 날 후배들 만나 술도 한 잔 마셨다. 차도 있고 집도 생겼지만, 빚도 있다는 사실에 마치 세상 사람은 모두 나를 꾸짖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는 것만 같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차라리 차보다는 예전처럼 지하철로 오가는 것이 도로 나을 텐데 말이다. 길은 눈으로 인해 빙판길 이루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 생각하면 아찔하고 그렇게 신년회를 보내고 있다. 물론 시의 현실성을 두고 적어 본 글이다. 그러나,

    시적으로 보며 시의 길이 어떻게 이루는지도 보아야 한다. 집과 차와 빚 이들 모두는 시 객체로 시적 주체와 교감하는 하나의 벽들이다. 거기다가 이를 바라본 백태 낀 눈까지 이는 이러한 현실에 조금도 이해 못 하는 새벽이고 딸은 시인께서 딸이 있는지는 모르나 우리는 시를 보고 있으므로 자로 보는 것이다. 나보다도 늙어 있다. 물론 독백이지만, 마치 전지적인 시점처럼 논한다.

    버스, 각종 데이터와 메모리를 전송할 수 있는 시의 다의성을 상징한다. 어쩌면 옴니버스처럼 어쩌면 석류알처럼 내포한 것들 이들 속 하나하나는 어떻게 깨어나고 어떻게 일어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독자는 무엇을 상상하거나 무엇으로 대체하거나 하면서 여러 이물질로 변환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므로 시를 읽음은 아버지가 있고 어머니가 있다. 가족이 형성되는가 하면 그 가족과 외부와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시의 역할은 또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하철, 현실은 땅밑을 지나는 하나의 교통수단이다. 시에서도 물론 교통수단으로 닿기는 맞지만 땅 밑과는 다르다. 지면 위를 지향한다. 굳이 한자로 변용한다면 지하철紙下鐵, 종이와 같은 어떤 백태 낀 눈이 있다면 아직 피안의 경험을 겪지 못한 하수의 하가 있고 그것은 검정을 대변한 굳고 강한 도저히 부러질 수 없는 철이 있다. 출근길 차비 할 돈이 모자라 지하철역 앞에서 실없이 웃던 날이 떠올랐다. 지면 위와 면과의 관계다. 그 중간 어디쯤 역에서 말이다. 가끔 써놓고도 실없이 웃던 날도 적지 않게 있었으니까

    술집과 눈밭, 각종 언술은 술집에서 나온다. 도망 나온 노비의 언술은 그들이 도망하게 된 현실적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짐작하거나 파악하는 힘으로부터, 시는 이룬다. 거기서 돌아온 양반은 기탄없는 이야기로 서술되어야 하며 막힘이 없어야겠다. 더 늙거나 아예 사장될 딸을 생각한다면 온갖 시련을 지하철역 앞에서만 일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시집도 흠은 다 있더라, 인간이기에 완벽이라는 건 없다. 차라리 그림처럼 두리뭉실 점 하나 찍고 현대미술을 논하는 것처럼 여백의 미라 웃으며 얘기하는 여느 화가처럼,

    그러니 쓰는 일은 거저 나를 뒤돌아보고, 수양임을 말이다. 고려의 정치가이자 문인이었던 이제현의 시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촉자규 흡사 봄 산 촉나라 자규새와 같다. 물론 정치를 논하는 글이었지만, 마치 시 또한 그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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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政似지만, 詩似처럼, 이지만 처럼 닿는다. 子規字規로 보인다고 해도 그럴싸한 느낌이 들었다. 촉나라 자규새는 촉나라 망제가 신하로 둔 별령과의 관계 그리고 치수 사업에 대한 민생 안정과 그 책임감을 묻는 일화다. 세상 등지고 산에 들어간 망제, 백성에 대한 사랑으로 환생했다는 두견새 일화가 있다.

 

    *소악부小樂府=이제현

    憶君無日不霑衣 억군무일부점의 그대 생각에 옷 젖시지 않은 날 없으니

    政似春山蜀子規 정사춘산촉자규 정치는 봄산의 촉나라 두견새와 같구나

    爲是爲非人莫問 위시위비인막문 옳고 그릇됨을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只應殘月曉星知 지응잔월효성지 단지 응당 새벽달과 새벽 별만이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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