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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메가들이 운집한 이상한 거리의 겨울 =김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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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8회 작성일 24-09-09 20:42

본문

오메가들이 운집한 이상한 거리의 겨울

=김미령

 

 

    겨울 점퍼 모자 달린 겨울 점퍼 모자에 털 달린 겨울 점퍼 모자에 굶주린 들짐승이 달린 겨울 점퍼 털 테두리 안의 까만 얼굴 암컷 테두리를 감은 까만 얼굴 수컷 테두리를 두르고 암컷 테두리에 둘러싸인 까만 얼굴 테두리가 풍성할수록 까만 얼굴이 잘 메워지고 뿌연 하늘에 굵은 눈발이 몰아치고 얼굴은 동굴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겨울을 기다렸어요 언제나처럼 커다란 동그라미를 공중에 그렸어요 선천적으로 우리는 견디는 것을 숭배했어요 동그라미들이 모여서 일제히 어디론가 향한다 더 깊은 동굴 안을 향한다 동그라미들이 겹친다 화재경보기 옆에서 키스를 한다 정류장에 한 줄로 서서 동그라미를 뻐끔뻐끔 내쉰다 우리들의 이글루 이글루를 무덤처럼 목 위에 달고 얼굴들은 거리에 서서 겨울잠을 자는 얼굴들은

 

 

   민음의 시 231 김미령 시집 파도의 새로운 양상 51p

 

 

   얼띤 드립 한 잔

    코가 비뚠 얼굴을 보다가 코가 비뚠 얼굴이 되었다. 한쪽 눈 잃은 여치가 풀잎을 물고 한쪽 눈 잃은 여치를 바라본다. 밤이 되자 창가에서 찌르레기 찌르레기로 우는 허물을 주워 담는 망태기야 코가 비뚠 얼굴에 살이 오르니 자꾸 흘러내리는 감자가 있고 감자 껍질 벗겨서 마사지하면 코가 비뚠 얼굴이 되돌아온다고 노화된 각질이 한소리 하였다. 저기 그 팩 떼지 말고 잠깐 기다려주세요. 손은 다시 와서 급히 날조한 껍질을 다듬고 찌르레기 찌르레기로 우는 여치의 밤 미백은 굵은 눈발이 몰아치는 둥근 얼굴만 생각하다가 순간 키스를 하였다. 이야기되지 않는 이런 이글루를 끌어안으며 밤새 목 위에 달아놓은 소고기를 먹으면서도 이건 분명 한우가 아닐 거라는 확신만 심었다. 입안 공 굴리다 딱딱한 이 들어서 그만 뱉어 내려다가 아니지, 모처럼 먹은 것인데 내 목이 비뚠 허스키한 소리로 내 목을 다듬어 놓는 것이었다.

    =

    마치 추상화 그림 한 점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코가 비뚠 얼굴이라 표현했다. 내 코가 비뚠 것 아니냐는 느낌으로 시를 감상했다. 겨울 점퍼 모자 달린 겨울 점퍼 모자에 이렇게 길게 늘어선 겨울 점퍼 모자는 역시 검정을 상징한다. 검정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닥칠 추위에 대한 검정을 대변하기도 한다. 까만 얼굴 테두리가 풍성할수록 까만 얼굴이 잘 메워지고 뿌연 하늘에 굵은 눈발이 몰이치고 얼굴은 동굴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그렇다. 상징된 검정의 바탕에서 무엇이 자라든 겨울로 이행할 수 있는 길이란 오로지 견디는 일 그것은 겨울잠으로 돌입한 숭배의 대상 하나의 곰처럼 거꾸로 매단 이글루였다. 동면에서 깬 곰은 봄이자 녹아내리는 저 동면의 얼굴에서 이상한 거리만 본다. 저항은 저항이 아닌 거처럼 밀착한 여느 겨울에서 따뜻한 겨울 점퍼 한 벌을 받아 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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