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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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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좀비 일기-유령 =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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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4회 작성일 24-09-12 21:26

본문

좀비 일기-유령

=장이지

 

 

    다행히 락스가 남아 있다. 아무리 닦아도 방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추락하는 증시 이야기뿐이다. 북한 잠수정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며칠째 정부는 대대적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락스에 담가둔 걸레로 방바닥을 닦는다.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가 이 모습을 본다면 우스울 것 같다.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왜 이리 우습게 입고 있는지........걸레가 지나간 자리에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다. 그것은 묘한 감동을 준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다. 다음은 마른걸레로 닦기. 오랜만에 땀을 흘리는 느낌이 좋다. 발자국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분명히 방금 전까지 슬픈 일이 있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밤이 온다. 텔레비전에서는 옛날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가 끝나가고 있다. 물을 마시러 가는 사이에 몸에서 구더기가 몇 개 떨어진다. 새로 옷을 사야지. 옷에 구멍이 여러 개다. 몸이 헐렁하다.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의 외국어가 들려서 보니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있다. 멀고먼 인간세계의 언어.......가슴에 티눈이 생길 것처럼 아득하다. 창문 너머 어둠에서 먼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문학동네시인선 106 장이지 시집 레몬옐로 019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로 사용한 좀비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첫째 잠자리나 먹거리가 좋지 않아 비실거리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고 둘째 슈팅 게임에서 분명히 총으로 맞혔는데 캐릭터가 살아 있는 사용자. 셋째 온라인 게임에서 시스템이나 서버의 오류로 아무리 때려도 죽지 않는 몬스터를 뜻한다. 여기서는 부제목으로 단 유령이므로 시는 여러 정황을 띄워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락스, 물론 표백제지만, 즐길 락도 한 번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닦아도 방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언가 들어와 있는 정황의 묘사다.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추락하는 증시 이야기뿐이다. 추락하는 증시지만, 지면에 닿는 시적인 어떤 형태를 묘사한다. 북한 잠수정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북은 위 즉, 시 객체를 상징하며 잠수정은 시 객체가 갖는 묘연한 생각을 다룬다. 이 시어 하나로 바다 깊숙이 움직이는 물체, 언어와 심리까지 여러 정황을 감상해 본다. 며칠째 정부는 대대적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정부는 행정기관인 정부政府가 아닌 바름과 바르지 못한 정부正否를 얘기하고 인터넷은 주고받는 교역망을 상징한다. 락스에 담가둔 걸레로 방바닥을 닦는다. 다시 방을 닦으며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가 이 모습을 본다면 우스울 것 같다. 아파트는 굳은 것으로 이미 정형화된 시를 상징한다. 이런 시 짓기를 본다면 우습기 짝이 없을 거로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아직은 엉성하기 짝이 없다. 왜 이리 우습게 입고 있는지. 혹은 지에 닿은 것에 대한 느낌이다. 걸레가 지나간 자리에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다. 걸레의 작용은 마음을 닦는 역할이며 발자국은 발자국發自局이다. 그것은 묘한 감동을 준다. 시를 쓰는 행위는 위대하며 마음마저 울리는 일 맞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다. 다음은 마른걸레로 닦기. 이제는 대충 썼으니 검토한다. 오랜만에 땀을 흘리는 느낌이 좋다. 땀은 노력의 상징이며 구체의 대용이다. 발자국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거울 쪽 대변이다. 분명히 바로 전에까지 슬픈 일이 있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순간 스쳐 간 생각들 밤은 오고 어둠은 밀려오고 텔레비전에서는 옛날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가 끝나가고 있다. 조금 전에 쓴 것을 다시 훑으며 자꾸 돌아가는 길과 수정 작업을 한다. 물을 마시러 가는 사이에 몸에서 구더기가 몇 개 떨어진다. 물은 완전한 구체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교본 같은 시집을 보다가 몸에서 구가 더 기(구더기)를 받아 뭔가 이룬 것에 대한 묘사다. 새로 옷을 사야지. 옷에 구멍이 여러 개다. 혹은 지를 여러 번 버리는 일에 대한 묘사로 아직도 미완성이다.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의 외국어가 들려서 보니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있다. 끝을 알린다. 멀고 먼 인간세계의 언어, 가슴에 티눈이 생길 것처럼 아득하다. 티눈, 굳은 물질로 발아할 씨앗을 상징한다. 완벽한 세계 시의 행로는 곧 피안에 접어든 것이니 아득하다. 창문 너머 어둠에서 먼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저 멀리 가버린 시의 행차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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