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이문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스트라이크 =이문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8회 작성일 24-09-22 20:02

본문

스트라이크

=이문재

 

 

회사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십삼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등 뒤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이대로 가다 기차를 타면 바다가 나오리라

느리게 날카로워지는 능선에 눈길을 주다가

문득 내 이름을 불러보았다

이문재 이문재 이문재

부르면 부를수록 낯설어져서 그만두었다

버스는 마주 오는 차를 모두 비켜가며 달렸다

세상의 아침은 세상의 아침에게만 아침이었다

스마트폰을 껐는데도 내가 켜지지 않았다

다들 내보냈는데도 내가 들어오지 않았다

기차를 두어번 갈아타면 항구까지 가리라

 

 

   창비시선 459 이문재 시집 혼자의 넓이 43p

 

 

   얼띤 드립 한 잔

    회사는 나의 삶의 무대다. 회사를 떠나는 일은 사회에서 곧 매장되는 것과 같다. 회사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를 탄 자아, 나의 뜻과는 관계없이 의도하지 않은 일의 결과였다. 그것은 이십삼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새로운 경험을 예언해 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이십삼 년, 긴 세월이다. 십과 이십은 대조적으로 닿고 삼은 간여하거나 빽빽한 어떤 이미지로 닿기까지 한다. 그러나 삼은 또 완벽한 독립적 자아의 수다. 등 뒤에서 먼동이 트고, 혁명은 언제나 동에서 인다는 사실, 이때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나는 확실히 죽었음을 알린다. 이대로 가다 기차를 타면 바다가 나온다. 언어의 고장 바다, 언어의 한 다발씩 묶은 기차와 한꺼번에 실은 버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느리다. 날카롭다. 저 능선에 눈길을 주는 일 어쩌면 죽은 자의 처세겠다. 내 이름을 불러본다. 그러나 왠지 낯설고 신기하고 서툴러 보인다. 내 것 같지 않은 내가 저기 걸어간다. 그럴수록 포기하며 바라본 세상, 세상의 아침은 온몸 푹 잠기며 푹 빠져 있는 이에게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나는 아니기에 스마트폰을 꺼버렸다.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 그 어디에도 없는 이 세상, 다들 내보냈는데도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이 사회에서 기차를 두어 번 갈아타면 항구까지 가겠다. 항구, 항구港口가 아니라 완벽한 세계 구체에 대한 건너거나 아니면 짝이거나 하는 항이겠다. 아직 나도 모르는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4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26 07-07
50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 23:23
50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20:09
50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13:09
50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12:03
5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08
50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5-08
50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08
50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07
50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07
50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7
5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5-06
50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6
50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06
50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05
50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05
5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05
50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4
5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4
50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4
502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04
50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3
50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3
5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03
50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3
50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03
50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2
5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01
50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01
50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1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