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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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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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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7회 작성일 24-11-18 21:17

본문

봄여름가을겨울

=진은영

 

 

    작은 엽서처럼 네게로 갔다. 봉투도 비밀도 없이. 전적으로 열린 채. 오후의 장미처럼 벌어져 여름비가 내렸다. 나는 네 밑에 있다. 네가 쏟은 커피에 젖은 냅킨처럼. 만 개의 파란 전구가 마음에 켜진 듯. 가을이 왔다. 내 영혼은 잠옷 차림을 하고서 돌아다닌다. 맨홀 뚜껑 위에 쌓인 눈을 맨발로 밟으며

 

 

   문학과지성 시인선 572 진은영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75p

 

 

   얼띤 드립 한 잔

    시 한 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묘사했다. 엽서가 네게로 갔고 그 엽서를 보는 상황은 봄이다. 그 엽서를 열어보고 오후의 장미처럼 벌어져 여름비를 형성한다. 여름이다. 그렇지만, 나는 네 밑에 있는 건 분명하고 쏟은 커피에 냅킨 모양으로 만 개의 파란 전구로 불을 밝힌다. 가을이다. 가을은 늘 이질적으로 닿는다. 내 영혼은 잠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일, 아무리 덮었다 하더라도 속일 수 없는 눈발에 맨발의 투혼이었음을 말이다. 잠옷 차림으로 돌아다닌다는 말, 어떤 한 영혼에 깔린 안개다. 장미와 커피는 검정을 상징하고 냅킨과 잠옷은 피를 은유한다. 피에 무엇을 묻혔든 맨홀 뚜껑처럼 단단히 틀어막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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