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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흉 =남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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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24-12-13 20:58

본문

=남지은

 

 

    어떤 문은 닫혀 있고 어떤 문은 열려 있다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뛰어간다 멈춰 있는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사실이 중요하고

    이것 좀 봐, 붙잡힌 두 발 아름답기도 하지 얼마나 더 해야 반성은 끝이 날까

    칼끝처럼 노려보는 눈빛처럼 무엇이든 그어버릴 기세처럼

    밀봉된 몸속에 구겨진 비밀과 사라졌지만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는 것 남아 있지만 남았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틀린 문제는 또 틀려

    아이들은 오늘도 스스로를 기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문학동네시인선 207 남지은 시집 그림 없는 그림책 022p

 

   얼띤 드립 한 잔

    흉이라는 말은 상처가 아물고 남은 자국을 뜻하기도 하고 가슴이란 뜻도 있다. 상흔傷痕과 흉이다. 자는 가슴이나 도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자는 월(육달 월)자와 흉(오랑캐 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자는 흉(흉할 흉)자와 포(쌀 포)자가 결합한 것으로 흉한 마음을 품고 있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역사책에 나오는 흉노족(匈奴族)’의 뜻이 이러하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자는 단순히 품다라는 뜻만 전달하기 때문에 자는 가슴을 뜻하게 되었다.*

    어떤 문은 닫혀 있고 어떤 문은 열려 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한쪽에서 다른 한쪽을 바라볼 때 그 깊이와 넓이를 모를 때 진행은 알 수가 없다. 눈만 끔뻑거리는 허수아비다. 비가 오면 비 맞고 서 있다가 눈 오면 눈을 맞는다. 새가 날아와 앉아 똥을 갈겨도 똥인지 모르는 세계에서 얼굴만 처참히 구겨져 있다. 세상은 늘 그렇게 고민으로 가득하고 결단은 엉킨 실타래처럼 어렵다.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뛰어간다. 멈춰 있는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사실이 중요하다. 너와 나의 관계, 사물과 나, 어떤 한 진리와 나의 관계다. 나는 참 무식하다. 무엇이든 심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일, 부족하기 짝이 없다. 누군가와 보조를 맞춰 함께 걸을 수 있어야겠다. 이것 좀 봐, 붙잡힌 두 발이 아름답기도 하지 얼마나 더 해야 반성은 끝이 날까?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질 일은 아니다. 숙성과 성숙이 필요하다. 그전까지는 고통만 있을 뿐이며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구조적 체계를 가져야겠다. 누가 가르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체화가 되어야 한다. 칼끝처럼 노려보는 눈빛처럼 무엇이든 그어버릴 기세처럼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칼끝에 노려보는 저 눈빛에 의해 내 목이 그어질 것이다. 가슴에 와 닿는 추위를 파악하고 함께 함께 탈 수 있는 묘방을 세워야겠다.

 

    *네이버 한자 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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