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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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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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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9회 작성일 24-12-18 21:07

본문

비관

=이영광

 

 

사회면과 사회가 양손바닥같이

딱 맞아떨어지는 건 아닐 거야, 하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는

나다닐 수도 없고

 

사람만 잘 피하면 돼, 하는 마음 없이

사람 만날 수도 없고

 

내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아마 철들자마자

자살했으리라는 생각

죄 많은 생각

 

하지만, 철도 들기 전에

그애가 여자가 되기도 전에

제가 여자란 걸 알아차리기도 전에

 

   창비시선 318 이영광 시집 아픈 천국 24p

 

   얼띤 드립 한 잔

    사회면과 사회가 극을 이룬다. 사회가 보는 장면은 신문이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문, 그 문고리를 잡고 있다. 그러니까 양손 바닥같이 어느 시인께서 인용한 거란을 대파한 양규 장군처럼 사유나 의지 혹은 감정 따위가 잘 맞는지 이상이나 목적에 부합한 지 보는 일은 시인의 일이다. 그 어느 것도 딱 맞아떨어질 수도 없고 딱 맞아떨어졌어도 안 되는 세계에 지금 나는 처하고 있다. 그러니까 규범과 법도는 있으나 규범과 법도가 없는 이 세계에서 구태여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렇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은 반가운 일이지만 시간은 사람이 없는 쪽으로 택한다. 내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그냥 누워 있으면 되니까. 죄 많은 생각 따위는 우선 접어두고 하지만 철은 들었고 단단하기까지 해서 함께 한 사람 그 사람의 눈만 오롯이 본다. 내가 여자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물론 시에 부합한 球羅를 친 것이다. 여자는 글을 상징한다. 철들자마자, 철도 들기 전에 이는 시의 고체성을 대변한다. 사람은 자를 상징하며 자살은 시의 인식과 소멸을 은유한 것이겠다. 사회가 내 입맛대로 흐른다면 외롭지는 않겠다. 점점 깊어가는 소외감에 옥상과 욕조에 맞는 고독한 시는 나이 들어 가장 적합한 눈볼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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