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가는 아이 =이영광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망가져가는 아이 =이영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3회 작성일 25-01-07 21:22

본문

망가져가는 아이

=이영광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

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

조용한 아이였다

조심하는 아이였다

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

떨려고 하지 않았다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

웃지 않는 아이였다

묻지 않는 아이였다

말을 잘 들었다 잘 들렸나 듣기도 전에

움직이는 아이였다 들려도

움직이지 않는 아이였다

전후좌우를 보았다

속이 빤히 보이는,

안 보이는 아이였다

아프지 않겠습니다

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

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었다

죽으면 죽으리라*

살면 살리라

벗은 아이였다

벗겨진 아이였다

생각하지 않고,

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

시간이 잡은 아이였다

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

어느날, 돌아온 아이였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에스더서 416


    창비시선 366 이영광 시집 나무는 간다 30-31p

 

    얼띤 드립 한 잔

    오히려 피 터진 때가 좋았다. 조용하다. 조용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세계 속에 나는 있다. 그러므로 조용하게 묻혀 있다. 드러내지 않는다. 오로지 블랙과 더불어 블랙을 두르며 블랙에 의존한다. 까맣게 칠하고 나면 오늘 있었던 일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칠하고 또 칠하고 그래도 지울 수 없는 건 언제 드러날지 모르는 그림자에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러므로 웃지 않는다. 그러므로 묻지 않으며 심지어 움직이지도 않는다. 다만 전후좌우만 살핀다. 언제 죽어야 할지 고민만 한다. 죽으면 죽으리라, 살면 살리라. 완전히 벗은 아이였다. 아니 벗겨진 아이였다. 누가 그랬다. 오로지 손 놓으니까 됩디다. 지평선에 닿을 때 머리는 깨지고 피는 솟구친다. 말하자면 한계에 이른다. 아플 곳이 없다. 그런 세계는 꿈이었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망가져 가야만 하는가? 왜 그럴까? 그건 한 가지 이유다. 좀 더 자유를 위해 좀 더 남을 생각하고 좀 더 집을 보태기 위해서라고 그러면 망자는 웃는다. 가만히 생각하면 망가진 건 조금도 바뀌지 않는 손금에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다. 벌써 구름은 짙게 깔렸다. 담벼락은 오물이 난무하고 혀끝은 국수로 얼얼하다. 바뀔 때가 되었다. 아직도 바꾸지 못한 고독에 중독만 쓸어 넣는 검문에 지겹다. 에헤라디야 아예 일어나지 말고 영 죽었으면 싶다. 망 가져가는 아이만 비처럼 기대할 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2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