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조해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단골/조해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3회 작성일 25-05-16 13:56

본문

단골/조해주

 


 

내가 다니는 회사는 종로에 있고

 

근처에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나는 단골이 되고 싶지 않아서

 

어떤 날은 안경을 쓰고

어떤 날은 이마를 훤히 드러내고

어떤 날은 혼자 어떤 날은 둘이

 

어떤 날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다가 나오는데

 

어떻게

 

차갑게,

맞지요?

 

주인은 어느 날 내게 말을 건다

 

커피를 받아들고 나는 어떤 표정도 짓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나

 

저어서 드세요,

 

빨대의 끝이 좌우로 움직이고

덜컥 문이 잠기듯

컵 안에 든 얼음의 위치가 조금 어긋난다

 

주인은

내가 다니는 회사 맨 꼭대기 층에 지인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혹시 김지현이라고 아나요?

 

나는 그런 이름이 너무 많다고 대답한다

 

그렇구나,

주인은 얼음을 깨물어 먹고

 

설탕처럼 쏟아지는 창밖의 불빛들

 

내일은

어떻게 하면 처음 온 사람처럼 보일까 생각하면서



(시감상)


까마득한 시절, 내가 자주 가던 단골집이 있었다. 안주시킬 돈이 없어 소주잔에 샛별 하나 띄우고 마실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주인아주머니가 즉석으로 안주를 만들어 슬그머니 나에게 내밀었고 주인아주머니의 고마운 마음을 알기에 나도 염치를 내려놓았다. 어쩌면 단골손님과 주인의 관계는 또 다른 식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 날, 그 단골집이 있는 동네로 갈 일이 있었다. 단골집 옆 극장건물이 철거되었고 그 조그만 가게도 아침이슬처럼 증발하고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내 마음속에 철거되지 않은 사람들, 그리움이 있다. 그러나 이 시를 감상하며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단골이 되고 싶지 않다는 시인의 말, 어떻게 하면 처음 온 사람처럼 보일까 생각하는 시인의 행간을 고민하며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다. 시인은 관계의 맺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떤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면서 너무나 많은 관계에 쇠사슬처럼 매여 허덕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연, 관계에 대해서는 슬그머니 끈을 놓아버리는 현명함도 필요할 것 같다.


(시인프로필)


2019년 시집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82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91 07-07
4981
담배/장승규 새글 댓글+ 1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12-02
4961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11-28
496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11-27
495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11-21
4958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1-18
495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11-15
495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11-13
495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11-07
495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11-02
495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10-29
495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10-27
49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10-25
4950 tej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10-24
49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10-19
494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0-12
49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0-10
49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9-26
494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09-25
494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9-19
49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9-12
49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9-06
4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9-05
49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9-04
49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8-23
4938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8-16
49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08-10
493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8-08
493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8-06
49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8-05
493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8-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