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버린 말을 찾아서/ 황동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워버린 말을 찾아서/ 황동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2회 작성일 25-07-28 10:14

본문

지워버린 말을 찾아서/ 황동규

  

 


입춘 가까워 추위 잠깐 풀린 어제저녁

시의 혈관 건강 살피는 비평가 이숭원 교수와

사당동 조그만 횟집에서 만나 한잔하다가

그만 내 뇌혈관 상태 들키고 말았다.

운 떼려다 멈칫하게 만든 낱말,

신문이나 휴대폰에서

매일 두세 번씩 만나고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모일 때

내가 그 병에 걸리면 집에 두지 말고

즉시 요양원 보내라고 여러 차례 당부한

그 말,

아무리 해도 떠오르지 않아

그만 디멘셔(dementia) 하고 말았다.

이리저리 설명하니 이 교수가 치맵니다했지.

한평생 영어로 먹고산 셈이지만

매일 뇌에서 영어 낱말 열 개씩 지워지는 지금,

별일은 참 별일이다.

 

바로 조금 전 글 쓰다 어제 그 말 넣으려 하자

이번에도 영 떠오르지 않아

할 수 없이 사전 꺼내 dementia를 찾았다.

루마니아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유대 종족 말살 행한 독일인의 말로 시를 쓰며

프랑스 파리에서 살다 센강에 몸 던진

시인 파울 첼란,

그가 독일어로 마신

검은 우유’*가 새삼 생각나는 아침이다.

 


* 파울 첼란, 「죽음의 둔주곡」에서

 


(시감상)


선친으로부터 평생 술에 덴 어머니가 나에게 하시는 말. 이 놈아, 평생 술 입에 대지도 말거라.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한 내가 평생 술 퍼마시며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내를 괴롭혔다. 선친과 어머니 두 분 다 뇌경색에 혈관성 치매로 돌아가셨고 수년 전 친형도 급성 뇌경색으로 뇌졸중집중치료실에서 퇴원을 했다. 워낙 초기에 발견해 지금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지만 우리 집 가족력은 혈관성질환에 위험성이 노출되어 있다. 백세 시대를 비추어 보면 나 또한 아직은 젊은 축에 속하지만 날이 갈수록 직전의 생각들이 뇌리 속에서 침몰하듯 매몰되어 버린다. 매일 드나드는 환자들을 바라보면서도 질병의 위험성을 망각한 채 죽음의 강을 향해 아가미를 헐떡거리며 허연 배를 뒤집고 헤엄치는 나, 시인의 푸가처럼...............

 


 (시인프로필)            


  황동규 시인


 1938년 서울 출생서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 박사.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시집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어떤 개인 날』『풍장』『오늘 하루만이라도』 등이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3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23 07-07
5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6
50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5-06
50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6
50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05
50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05
5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05
50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4
5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4
50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4
502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4
50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3
50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3
5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3
50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3
50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03
50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2
5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01
50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1
50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1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2-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