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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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 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시집 『다보탑을 줍다』2004
[얼기설기]
한 동안 빗소리에 갇혀 살았다.
병든 닭처럼 갇힌 방안을 넘치는 빗소리는 곤충의 울음통처럼 윙윙거리다가
아귀의 손톱자국처럼 가슴을 긁어내리는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
매번 처음인 낯선 시간을 어설피 살아서 인가, 내가 나 인적이 없는 것 같은데.......
가두지 않은 눈빛 조차 타인의 눈동자에서 불안하게 발견되는
출소를 꿈꾸는 나의 시는 감옥에서 여덟달반 팔삭둥이로 자라고 있다.
지금도.
댓글목록
낭송작가김은주님의 댓글
잠시 나를 바라보게 하는 시입니다.
두 눈 다 팔고 살아가고 있는 내가 아닌지...
귀한 시 고맙습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귀한 걸음 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시를 가장 돋보이게 낭송하시는 김은아주시인님의 목소리가 넘 궁금해집니다.
시인님의 목소리를 찾아 아름다운 시의 세계에 한번 빠져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아름다운 시의 꽃밭에 나비처럼 날아 다니시길 바랍니다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