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이신율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염소/이신율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26-01-02 21:05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105」



소/이신율리


  봄이 오면 아버지는 염소 새끼를 끌고 왔지 팔랑거리는 내 다리를 묶었어 냉이꽃 들판을 휘돌아 쳐도 심통은 풀리지 않았지 염소는 뒤꼍에 꽁꽁 묶어놓고 닭장 속에 갇힌 거위 등에 올라타 마징가 제트처럼 날고 싶었지 뿔 자리가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애송이가 꼴에 대가리를 번쩍 쳐들어 내 봄을 파먹었어 딱 한 번이라도 배떼기를 걷어차 풀밭에 쫙 뻗었어야 했는데 그때 내 눈엔 네가 아버지로 보였어 수업료 안 냈다고 벌서던 일이 자꾸만 떠올랐거든


*

  하얀 꽃은 모두 구겨 삼키고 싶다 구름 아래서 냉이꽃을 꺾는다 최신 가요에 맞춰 춤을 추면 봄비가 내릴 거라고 점점 하늘이 내려오고 뿔이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웃음소리가 지겹다고 화성으로 날라버린 그를 찾으러 갔다 그는 쭉 빠진 알파고 옆에 끼고 앉아 화산에서 감자를 굽고 있었다 나는 순하게 수염을 쓸어내리면서 지하철 2호선 티켓을 보여줘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

  굽 높은 발이 냉이꽃은 밟지 않았다 풀밭에 누워 우리 화성의 기운이 넘치는 염소자리나 찾아볼까 아니면, 뿔과 혼선된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며 매리너스 협곡에 투망을 던질까


2025 시집 (호수 빼기 참새 14)


(시감상)


  전위와 카타르시스가 결합할 때 좋은 시가 나오는 것 같다. 염소에서 파생된 생각의 파장은 아버지를 거쳐 화산을 지나 지하철을 타고 화성의 매리너스 협곡까지 줄기를 뻗어나간다. 현대시는 과거의 서정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거나 풍부한 질감의 언어를 사용해 현대를 과거로 되새김질하는 역할을 한다. 염소자리는 현실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흙의 별자리다. 염소자리의 시작은 동지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 봄이 곧 올 것이라는 의미를, 그래서 냉이꽃을 기다리는 의미를, 이 겨울의 중간지점에서 에둘러 말하고 있다. 염소의 뿔과 혼선된 리모컨의 대비가 강렬하다. 1월의 첫 주. 냉이가 필 것이며 아버지가 돌아오실 것이다. 매년 그랬듯. 꿈을 피우는 독자님들이 많아질 것이다. 붉은 말의 안장을 올린다. 말, 달리자.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이신율리프로필)  


세계일보 신춘문예, 오장환 신인문학상, 2025 시집 (호수 빼기 참새)


65680980096579099d271fc9c7cc48e1_1767355531_36.jpg
  이신율리 시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0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1-09
열람중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