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라라라/ 김효운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210)
영정사진 라라라/ 김효운
아이가 처음 엄마를 부를 때처럼 환한 얼굴로
마지막 파티에 초대받은 지인들의 탄성이 폭죽처럼 터지게
속눈썹에 달린 물방울은 털어 내고
입꼬리는 귀에 매달아 두고
어둠은 렌즈 밖으로 밀어내고
기쁨과 즐거움만 알고 산 듯 화장으로 지운 주름살
바람으로 세워둔 콧날이 보이지 않게 정면으로
개울가에서 만나던 흰뺨검둥오리처럼 밝은
불 터치가 잘 보이는 각도를 찾아서
드레스 코드는 밝고 환한 나무 이파리 색으로
사진 찍으러 간다
운동화가 천근이다
2025 시집 위험한 선물 99쪽
(시감상)
영정사진을 촬영하러 가는 일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닐 텐데, 시인은 운동화가 천근이라는 반전을 도모한다. 예전에는 영정사진이 근엄한 표정이 많았다. 요즘엔 시대가 바뀌었는지 개인의 취향이나 고인의 생전 가장 밝은 모습이나 좋았던 날의 모습을 걸어둔다. 어차피 가는 길, 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사진 한 장에서 고인의 품격과 인품과 밝은 모습을 본다면 아이러니할지 모르지만, 잘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보내드리는 것도 효도다. 좋은 날을 선택해 본인을 모습을 최대한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이 조문객에 대한 예의 아닐까 싶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효운프로필)
월간문학등단, 충남시인협회 신인상, 웅진문학상(수필부문) 수상,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재단,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 지원금 수혜,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 시집 ‘목련틀니’, ‘붉은 밤’‘위험한 선물’ 웹진 시산맥 운영위원

김효운 시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