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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 분간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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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6-04-26 10:37

본문

분간

=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 살배기가 뛰어내려 안기는 게 아니라

훤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

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빡 지나가 버릴 ,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

너무 멀리 나가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떨어지는 꽃잎,

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 저기 버스가 온다.

나는 훌쩍 날아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

 

 

    띤 드립 한 잔

    삶은 기다림의 연속인 거 같다. 그러니까 이상은 늘 거리가 멀고 피아노는 울지 않는다. 오늘은 아카시아꽃이 피고 사슴의 뿔처럼 그 꽃을 핥아보는 시간 딱 오 분간, 오 분간만 내줘. 그래 여기에 시제로 쓴 오 분간은 비교적 짧은 시간, 시를 읽는 것도 어쩌면 쓰는 것까지 오 분의 시간, 물론 오 분은 시간적 개념이기도 하지만 그 오 분은 나를 쪼개고 분해하며 분석하는 것까지 거기서 더 나가 통찰의 의미까지 포함한다. 五分에서 吾分으로 吾分에서 吾芬까지의 거리. 물론 시는 한 아이가 어른이 되고 시인은 엄마로서 그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늙어가는 생이 담겼지만, 지면과 나 그리고 한 줄의 철학까지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아카시아꽃이 새파랗게 닿는 이면을 상징한다면 머리 희끗희끗한 노파는 삶을 직조한 정면을 버스가 인생의 喜怒哀樂冠婚喪祭를 함축하였다면 여섯 살배기는 그야말로 모퉁이에 선 육자배기다. 육자배기育字背鰭 기른다는 것과 글과 등과 지느러미의 의미를 담은 시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일곱 살도 있을 것이고 다섯 살도 있겠지만 굳이 여섯 살배기로 쓴 이유다. 훤칠한 청년도 그렇다. 푸를 청에 생동감을 주어 흰색하고는 대조적이다. 아카시아꽃과 머리 희끗희끗한 노파가 처음과 끝을 달리는 한 이면을 다루었다면 여섯 살배기와 청년은 또 다른 한 면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 한 편의 시에서도 한 이 흘러가는데 오십 년 삶이 순간으로 지나갔다. 뒤돌아 생각하면 아무것도 없고 부질없는 일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간까지 딱 오 분간 저 아카시아꽃 그늘에 육자배기 한 곡조 뿜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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