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민치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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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민치
=이제니
지평선은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있었다. 끝 간 데 없이 늘어나는 직선의 행렬. 민치는 어둠 속에 가만히 서 있었다. 양치식물의 얼굴로 서서. 어둠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듯. 나는 다가가지 않는 방식으로 민치에게 다가간다. 민치는 말하지 않는 마음으로 멀리 멀리에서 민치 민치한다. 우리의 기억은 민치의 곁에서 자줏빛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바람은 바람처럼 크고 촛불은 촛불로 흔들리고 있었다. 엄마는 소녀의 어린 양. 엄마는 소녀의 어린 양. 엄마는 여전히 내 주머니 속에 가만히 들어 있었다. 이제 너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 거야. 이제 너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거야. 기울기를 알 수 없는 감정의 계곡 앞에 서서. 민치는 민치 민치 울면서 노래하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이는 자세로. 기억의 언저리를 맴도는 자줏빛으로 타오르면서. 그것은 붉고 푸른 먼지와도 같은 것으로.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직선 혹은 곡선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사람은 이 세계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지워진 기억을 이어 나가듯 민치가 다가오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으면서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었다. 어쩐지 그것은 묵직하고 괴롭고 그립고 아픈 것으로. 내 차가운 손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어 주던 누군가의 말없음 같은 것으로. 어둠은 빛에 가깝게 타오르고 있어서 내 두 눈은 점점 더 넓게 열리고 있었다.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웹진》(2019.2월)에서
흰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지하의 음치
=鵲巢
수평선은 들을수록 사라지고 있었다. 손끝에 닿는 신의 행렬, 음치는 공기 속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오로지 흰색과 검은색의 현란한 춤만 보고 있었다. 고립감은 무엇인지 우울증은 왜 나오는 것인지 기약 없는 내면의 귀향에 파기의 얼굴을 쪼개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울고 있었지만 아무도 느낄 수 없듯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머리카락과 감정에 몰입한 입술로 쉴 사이 없이 쫑알거리는 마치 무언가를 향해 불러들이는 주술행위와도 같았다. 줄 뜯고 있는 마녀들, 지휘봉 흔들며 눈 감고 있는 멀대와 조개를 줍듯 이미 거래는 끝난 것이라며 야무지게 살아야 한다며 두들겨 패는 북과 거기서 울려 오르는 소리, 소리. 그럴수록 멀어져 가는 노승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너는 설국에 앉아 설표를 바라보며 설탕 한 숟가락 넣은 찻잔에다가 무엇인가 중얼거리고 있을 거야, 고전의 규범과 감정의 깊이 사이에 오가는 추억의 언저리에서 치자 빛으로 불타오르는 그것은 노루와 순록의 뿔과 같은 것으로 들을수록 사라지는 구름 혹은 안개의 마음으로, 한 발이 없는 고양이의 비밀로 묻혀 모르는 쪽이 오히려 더욱 가련하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어둠 같은 것이었다. 그래 어둠을 마시며 기억의 봇짐을 풀 듯 음치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손가락은 두 발로 걷는 사람처럼 서서 어딘지 어디든 무언가 쫓기는 사람처럼 마악 뛰어가고 있었다. 야야 이제는 눈에 없는 고독 같은 것은 지워버려, 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주머니에 쑤셔 넣은 성냥 하나 끄집어내듯 불 지를 수 없는 꿈에 그냥 마구잡이로 긋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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