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세복충남 홍성 출생. 201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몬드리안의 담요』 『목화밭 목화밭』 『두고 온 아이』. 문학동인 〈Volume〉 회원. 고등학교 국어교사 재직 중.
흰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이 시를 읽는 느낌은 우선 풍자적이면서도 해학적이다. 시 전체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시어 중심으로 이 시를 음미해 본다. 수리조합장이란 시어는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단어인 거 같지만, 하여튼 물을 관리하든 그 무엇이든 조합장은 으뜸을 얘기하므로 어떤 견고하고 완고한 시측 대변을 상징한다. 하늘로 치솟는 추녀를 가졌다는 문장에서 그 권세를 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추녀에서 쫓을 추追와 옮을 추推 가을秋이나 뺄 추抽에 자(女)를 생각해 본다. 물론 추녀醜女는 얼굴이 못생긴 여자도 있고 서까래의 한 부분인 처마도 있지만 말이다. 하여튼 추녀에서 어떤 무게감과 장중함까지 느껴 볼 수 있다. 다른 이들은 근처 논밭에서 일했다. 지금 시를 읽고 있으니까, 시 경작은 논밭이다. 길을 걸을수록 그러니까 읽을수록 뜨거워지는 정수리, 시의 그 꼭대기에 앉은 방아깨비만 있다. 방아깨비란 말도 곱씹어보면 참 재밌는 시어다. 방과 아와 들깨 참깨 어깨에서 아닐 비로 조금도 못 벗어난 자아만 있듯이 하지만 방아깨비는 메뚜깃과의 곤충이다. 글쎄 요즘에도 머슴이 있다네요. 뭐 섬이 있다고? 어의 고장 바다와 바다에 떠 있는 뭍 같은 시, 갑은 씨의 껍질로 거북의 등딱지처럼 딱딱한 성질을 갖는다. 물비늘인 윤슬과 앞뒤 구체를 단 자전거에 몸 싣는 그가 있다. 안장에서 자의 죽음을 체인에서 몸속 깊이 인정한 자가 있고 혁신에 몰두한 물귀신에 자의 움직임을 본다. 데려오고 데려가고 한다. 매미는 몸 파는 술집 여자라는 뜻도 있지만 곤충의 동물적 감각까지 짚어본다. 달걀꽃은 국화과 개망초 꽃으로 노랗다. 그 꽃이 식물계라면 풀어진 노른자는 어느 정도 풀어헤친 민어의 속이겠다. 동그랗게 구체를 형성하고 손나팔에서 금속성과 더불어 뻗어간 소리를 생각한다. 아버지, 병이 태어났어요. 정말 병적인 시 감상에서 병은 또 갑과 을과는 다른 새로운 갑의 탄생을 알린다. 을은 새 을乙이자 둘째인 그 틈을 상징한다면 진실과 다른 허리띠의 방언 게타리를 한껏 추켜 올리던 그 을에 손톱 끝 까만 땟국물과 같은 검정, 검정은 모두 수리조합장 집 방죽 아래서 일어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