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 =이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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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이우디
정면을 통과한 볼 붉은 소년과
흰 눈빛과 눈빛이 만나 분홍에 감염된
소녀
봄이 봄을 읽는 소리 화창한
늘 공중을 떠도는 바람 한 점과
반드시 사라질
그대
파랗게 번지는 푸른 기억의 교집합
말랑한 눈망울이 긍정한 그것은 유토피아
평생 꺼내 쓸 상냥한
한 줌 빛
즉흥적이고 찬란한 연둣빛 수혈하던 그 무렵
눈꺼풀과 속눈썹 사이
별빛 소나기
매혹적인 첫 키스에 깨진 봄 그대
열일곱 살
흰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열일곱은 몸은 꽤 성숙하지만, 마음은 성숙과는 좀 거리가 먼 거 같은 미숙한 상황을 은유한다. 한자로 표기하자면 십칠十七, 십十과 칠七 예전에는 칠 자가 자르는 의미로 쓰였다가 가차한 자다. 순純자나 둔屯자 역시 칠七자가 들어가 있다. 물론 부수자는 다르다. 둔屯자를 보면 진을 치다 모이다 늘어놓는 뜻으로 땅바닥에서 싹이 오르는 거처럼 봄을 뜻하기도 했다. 칠七이 봄과 싹을 내포한다면 십十은 왕십리 사거리처럼 복잡다양성으로 갈팡질팡 오매불망寤寐不忘을 암시한다. 열일곱은 질풍노도疾風怒濤이자 사춘기思春期다. 봄을 보면서 그 봄을 생각하면서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과 같은 그런 느낌을 상징한다. 다시 시를 보면 정면을 통과한 볼 붉은 소년과 흰 눈빛과 눈빛이 만나 분홍에 감염된 소녀가 있다. 남녀 사랑을 읊은 게 아니라 시인의 글공부에 감흥을 심은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정면을 통과한 볼 붉은 소년은 머리를 관통한 글자를 흰 눈빛과 눈빛은 맑은 소안素顔에 떠오르는 대구對句다. 봄이 봄을 읽는 순간 바람은 불고 그 바람은 금시 사라지니 얼른 붙잡아 보고 붙잡고 싶은 그 마음 누가 알겠는가! 그러므로 늘 공중을 떠도는 바람 한 점에 비유할 만하며 반드시 사라질 그대라 표기한다. 파랗게 번지는 푸른 기억의 교집합이다. 파랗다는 것은 새싹처럼 선명하다는 의미로 여기에 좀 더 나가면 마 여기 좀 보라 보라색 머금은 하늘로 발전할 것이다. 말랑한 눈망울이 긍정한 그곳은 유토피아의 그것 평생 꺼내 쓸 상냥한 한 줌 빛이다. 한 문장을 갈구한 시인의 모습을 본다. 어느 시인은 마피아라 명명한 이도 있거니와 이 세계는 백만 평도 부족함이 없다. 즉흥적이고 찬란한 연둣빛 수혈하던 그 무렵, 파랗다는 것과 보라색 그 사이를 개념 짓자면 연둣빛이겠다. 머리가 트고 몰랑몰랑한 어떤 어감의 반죽, 그것은 각종 형태를 잡기 전의 상황을 그린다. 눈꺼풀과 속눈썹은 모두 검정을 상징한 말로 꺼풀이 여러 겹의 겉이라면 속은 그 겹을 다 덮고도 남을 마음이겠다. 별빛에 굳고 곧은 것을 바란다면 소나기는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소통疏通을 암시한다. 매혹적인 첫 키스에 깨진 봄 그대. 그렇다. 글은 깨뜨려 보는 맛, 아주 난도질하듯 몽골몽골 싹둑싹둑 쓸고 다지는 맛과 손끝에 닿는 치자 빛 여기에 치타의 매서운 눈매 따라잡는 용골좌에 더는 형용할 말이 있을까!
댓글목록
솔바람님의 댓글
이우디 시인
필명인지 본명인지 모를 이 시인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ㅡ평생 꺼내 쓸 상냥한 한줌 빛ㅡ
ㅡ매혹적인 첫키스에 깨진 봄 그대ㅡ
참 아름답고 멋진 시
시란 자고로 이렇게 써야지
다짐하게도 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ᆢ
좋은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