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고등어/ 이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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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5.18)
간고등어/ 이근숙
포말의 난타에 멍 자국 등짝에 새기고
짠물 품은 성어가 된 것은 바다를 영원히 헤엄치고 싶었기 때문일까
식빵을 구겨 입으로 넣으며 비린내 나는 밤을 지나
가슴 한 조각으로 허기진 날들을 노래하기도 했다
빛나던 집기류들 의자와 테이블들
지나치는 발걸음에 눈길 주었던 간판의 마지막 자존심도
거친 손길에 부서지고
하염없이 항해하던 시곗바늘은 암초에 부딪혀 쓰레기 포대에 던져진다
내장 빠진 빈자리에 짠내 나는 먼지는 내려앉고
창밖에 또닥또닥 떨어지는 빗줄기 무엇을 위해 견디는지도 모르는
빛바랜 시간
눈에 띄지도 않는 몸부림 그 속에 거꾸로 쇠잔한 기력이 있어
다시 소금에 절여져 유예를 기다리는
(시감상)
국민 생선인 고등어를 보며 삶에 대입하여 치환한 작품이다. 시를 읽다 보면 일체유심조라는 불가의 설법이 생각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읽고 무엇을 겪으며 살아온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삶이라는 바다를 영원히 헤엄치고 싶은 사람. 하지만 그 여정은 험난하고 힘들었다. 뒤안길을 보니 빛바랜 시간. 우리는 과연 어떤 바다에서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마치 본문의 말처럼 모든 것이 유예된 느낌이다. 간고등어 한 마리 소금에 절여져 있다. 눈동자의 방향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 성찰의 글 한 편이 나를 미로로 이끈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이근숙프로필)
의류학, 국문학 전공, 조선 문학 등단, 김소월 백일장 등 다수 수상, 시집(피뢰침이 필요한 어느 여름날에) 외 그림 동화집 (약속할게요) 외 다수 출간,양천문인협회, 시산맥 회원

이근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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