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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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모두 떠났다. 테이블을 정리하고, 남은 술을 챙겨 찬장에 넣었다. 퇴근할 시간.
남들에겐 출근할 시간이겠지만, 나에겐 퇴근의 시간이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서 바깥으로 나왔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해의 첫
눈인가. 눈쌀이 찌푸려진다. 눈이 오면 교통이 안좋아지는데...
그러고보니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이미 셔터까지 다 닫고 자물쇠까지 잠궜는데 다시 셔터를 올리긴 싫다. 가끔은 이렇게 눈을 맞는 것도 좋겠지. 길을 걸어간다. 스쳐가는 사람들 사이로 눈송이가 떨어진다. 함박눈이었으면 좀 더 예뻤을까. 첫눈이라 그런지 싸락눈이다. 손바닥을 펴니 눈송이 하나가 내려앉고, 물방울로 변했다.
물방울은 옆의 물방울과 합쳐지고, 그 옆의 물방울과 합쳐지고, 그 옆의 물방울과 합쳐지고... 커져만 가는 물방울은 이내 나를 집어 삼켰다. 순식간에 나는 홀로 남겨졌다. 내 눈 앞에는 커다란 눈의 결정이 있었다. 거대한 육각형의 얼음.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그 모양에 나는 떨었다. 추위에 떤 것이련가 아니면 전율이련가.
손을 얼음에 대었다. 쨍그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들렸다기 보다는 느껴졌다. 잘게 부숴지는 얼음들. 순백의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에 얼음조각들은 그 빛들을 산란시킨다. 얼음조각들은 회오리 바람처럼 위로 빨려 올라가다가 넓게 퍼져 내려왔다. 눈이 부셔서 눈을 감았다.
무엇인가에 어깨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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