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사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4회 작성일 24-10-04 06:14

본문

​사슬 





古友 형균이가 왔다. 관 속에 들어가도 딱 좋을 초췌한 몰골로 대구서 직접 운전하여 나를 찾아 왔다. 사랑방 소파에 마주 앉으며 야! 모친가시고 마음고생이 심했구나 하니, 그래 큰일치르고 일 주일 동안 입원해서 어머니따라 갈 뻔 했다! 참 사는 게 쉽지 않네 한다. 원래 나처럼 약골인데다 상을 치르느라 10여 년 동안의 요양의 피로가 한꺼번에 덥친 모양이었다. 기가차서 서로 물끄러미 쳐다보다 차 한잔을 들었다.


친구의 아내가 두 아들이 서른 즈음이 될 때 갑상선암으로 홀연히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마른날에 벼락이었다. 두 아들의 결혼도 못 보고 한참 인생의 쾌락과 행복을 구가할 때 홀연히 이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친구는 현실과 혼돈을 헤매고 있었고 삶의 의욕조차 상실해 버렸다.그때 부터 가정의 기울기가 균형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雪上加霜으로 어머니도 지병의 악화로 드러누우며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밥도 못 먹는 지경이 되었다. 진퇴양난의 친구의 인생은 이때부터 深山幽谷으로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워낙이 심성이 착했던 친구라 어머니를 간병한다는 이유로 느닷 없이 그 철밥통 같은 교통관리공단을 하루 아침에 초개 같이 그만두고 어머니의 요양에 나선 것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시대에 이런 효자가 있을까하고 주위에 회자된지 10여년만에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 저간의 사정이야 겪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상상만으로도 그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터였다. 


친구는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어머니와 자기만의 감정을 고려하여 입원을 거부했지만 지나고보니 두 아이들의 인생도 오리무중이고 자기의 몸도 회복불능상태로 빠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상을 치르고 우울증과 幻影으로 긴 세월을 날밤을 세다보니 몸은 가랑잎처럼 바스락거리고 산들바람에도 날아갈 것 같은 안쓰러움이 눈시울을 따라다녔다. 어머니의 삶과 본인의 인생, 또 아이들의 인생을 평생 같이 갈 공동체의 인생으로 착각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이었다. 각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는 것이 친구의 후회였다. 그랬으면 건강도 지키고 건강한 가정이 지속되지 않았을까하는 것이 친구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힘든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찾아왔냐? 하고 내가 먼저 적막을 깨었다. 죽어도 고향에서 죽고 싶고 간만에 죽마고우의 얼굴을 이제 몇 번이나 볼까하고 왔다는 것이었다. 마주보는 눈가에는 뜨거운 이슬이 맺혔다. 자네가 먼저 갈지 내가 먼저 저 세상으로 갈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던 잘 오셨네. 자네 살았던 옛 고택도 둘러보고 정자도 둘러보며 고향의 정취를 많이 담아 가시게. 친구의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친구는 마을에서도 참 공부 잘하고 겸손한 학생이었다. 일찌기 모친의 학구열에 읍내를 나가 유학을 시작했고 명문고를 다니던 친구가 새로운 대처로 유학을 나갔을 때 우리는 서로 소식이 끊어졌다. 산업화의 물결에 휩쓸려 허덕이면서 赤手空拳으로 하나하나 이루어 냈던 우리의 시간들, 그 치열하고 장렬했던 삶들은 세월따라 물처럼 흘러 버렸다. 우리는 어릴적 그 반짝이던 동공을 바라보면서 사슬 같은 인생의 굴레를 바라보며 빙긋이 웃음 지었다. 정말 고생 많이 했네.

어쨌던 자네는 효자야! 이 시대의 表石일세.


싸늘한 갈바람이 동구밖을 돌아 나갔다. 힘 없이 내려가는 골목길의 담벼락이 친구의 검은 애마를 쓰다듬었다.잘가거래이! 또 보제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859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859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4-26
1858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0
1857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15
1856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15
185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4-08
1854 소울언약sou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2
1853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3-29
1852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3-17
1851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3-17
1850 탱크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3-17
1849
돌아온 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3-17
1848
진눈깨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3-16
18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3-12
1846
미련(未練)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3-11
18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3-10
1844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10
1843
꽃샘추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3-09
18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08
184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3-07
1840
공양주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3-06
1839
멧돼지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3-05
183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04
1837
홀로살기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3-03
183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2
183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3-01
183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2-28
183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2-27
1832
언제나 청춘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2-26
183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2-25
1830 메밀꽃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2-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