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레기, 그리고 불빛 속에서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레기, 그리고 불빛 속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Viv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0회 작성일 25-05-21 13:26

본문

시레기, 그리고 불빛 속에서
권도진

2024년 2월 16일, 늦은 밤.
시계를 보니 11시쯤, 몸이 피곤해 이불을 덮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 든 건지, 꿈을 꾸는 건지, 아득한 가운데 어디선가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화재가 났습니다.
화재가 났습니다.”

처음엔 꿈인가 싶었다.
그 말이 너무 반복되길래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을 열고 나가보니—
그건 꿈이 아니었다.
화재 경보기의 경고음이 거실 가득 울려 퍼지고,

거실에는 까만 연기 자욱했고,
탄 냄새는 콧속 깊이 파고들었다.

‘이게 뭐지?’

순간 눈에 들어온 건, 켜진 채인 인덕션과 그 위에 놓인 냄비.

‘아… 시레기…’

그날 저녁, 시레기를 삶으려고 인덕션에 올려두고는
그만 깜빡 잠들었던 것이다.

목조 주택인데, 정말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급히 인덕션을 끄고
창문을 죄다 열어젖히고
선풍기, 환풍기, 돌릴 수 있는 건 다 돌렸다.
하지만 냄새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새벽 1시,
이 깜깜한 시골집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놓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어찌 다시 잠을 자나.
춥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겨우 잠시 눈을 붙이고
4시 반, 새벽 예배를 위해 다시 일어났다.

몸은 피곤한데
집 안 가득 시레기 탄 냄새는
마치 송장을 태운 듯, 진동을 했다.

그래도…
주말 부부로 지내는 중이라 망정이지.
남편이 함께 있었더라면,
그날 밤은 설교보다 더 길고 깊은 잔소리의 밤이 되었을 터였다.

돌이켜보면 참 큰일 날 뻔했다.
시레기 하나 삶다
한순간에 집을 태워버릴 뻔했으니.
나는 연기를 뚫고
살아남은 오늘을 또 하루 살아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859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859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4-26
1858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0
1857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15
1856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15
185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4-08
1854 소울언약sou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2
1853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3-29
1852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3-17
1851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3-17
1850 탱크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3-17
1849
돌아온 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3-17
1848
진눈깨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3-16
18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3-12
1846
미련(未練)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3-11
18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3-10
1844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10
1843
꽃샘추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3-09
18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08
184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3-07
1840
공양주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3-06
1839
멧돼지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3-05
183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04
1837
홀로살기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3-03
183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2
183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3-01
183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2-28
183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2-27
1832
언제나 청춘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2-26
183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2-25
1830 메밀꽃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2-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