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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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사개월만에 당뇨검사를 다시 했는데 식전 93이 나왔다. 선생님이 기뻐하며 어떻게 관리를 했기에 이렇게 좋아졌냐고 묻는다.
나는 감을 좋아해서 가을만 되면 매일 한 개씩 먹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이다. 그래서 혈당이 올라갔으려나 하고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는데 많이 낮아졌다.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보니 돼지감자를 그동안 꾸준히 먹었던 게 효과가 나타났나 싶다.
친구들하고 과천경마장에 열리는 장에 갔더니 돼지감자를 말려서 가루로 갈아 파는 게 보였다. 돼지감자를 먹고 당 수치를 낮추었다는 친구가 사 먹으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혈당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장 건강 개선에도 좋고, 체중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혈압도 조절해 주며, 콜레스테롤 관리도 해 주고 면역력 보조도 해 준다고 입에 침을 튀기며 극찬을 한다.
당 약을 먹어도 항상 그 타령이던 나는 얼른 돼지감자를 갈아 달라고 했다. 아침마다 우유에 타 먹던가 야채 먹을 때 소스랑 같이 뿌려 먹던가 스프를 끓이면 티 스픈으로 하나 타서 섞어 먹고는 하였다. 그게 효과가 나타나서 감을 매일 먹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 조절이 잘 되고 있었나 보다. 혈소강화수치도 6.5에서 6.3으로 내려갔으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생김새는 울퉁불퉁하고 거무틱틱하여 볼품이 없던데 이 녀석 당당하게 한몫을 해 주었으니 고맙기가 한량없다고나 할까.
돼지감자의 또 다른 이름은 뚱딴지이다. 좀 어울리지 않는다, 왜 뚱딴지라고 이름 지었나 알아보니 돼지감자의 줄기는 매우 크게 자라며 번식력이 엄청나단다. 그 때문에 논밭, 하수구 주변도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갑자기 자라나 사람들을 당황케 하는데, 상황을 가리지 않고 엉뚱한 데서 개념 없이 튀어 나와서 그런 이름을 지은 것 같다.
돼지감자의 고마운 효능을 체험한 나는 뚱딴지라고 부르고 싶지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뚱딴지란 이름도 생소하지 않고 친밀감이 든다.
지인 생각이 났다. 뚱딴지, 돈키호테. 상관이 있을까. 그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심훈의 장편 소설 『상록수에』 심취해서 자기도 나라를 위해 무얼 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어느 해에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부모님이 주신 등록금을 가지고 산으로 갔다. 양이나 노루를 키워서 돈을 벌어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해 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갔지만, 경험도 없고 재능도 없어 실패했다고 한다.
거지꼴이 되어 집에 못 가고 형님 집에 가서 이야기하니 형수가 웃으며 반지를 팔아 등록금을 대 주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실패를 거듭하자 군대나 가자고 입대를 했다. 군 생활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제대를 하고 집에 가니 할머니가 살아 계신 터라 아버지가 서둘러 재혼을 했단다.
새어머니와 인사를 하고 보니 서로가 서먹서먹하고 어려워 도저히 안 되겠어서 결혼부터 해서 자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연애하던 아가씨에게 청혼하여 승낙을 받고는 아버님께 결혼자금을 대 주시면 그것으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무릎 꿇고 간청했다고 한다.
아버님은 현찰로 얼마간 주고 시누이를 데리고 있으라는 조건으로 방 두칸 짜리 전세를 얻어 주었다.
살집도 생겼겠다, 새 색시는 직장 생활을 하겠다. 마음 놓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혼자 한 것이 아니고 대학 동기들 네 명을 모아 합동사업을 했다.
새색시가 보기에 미덥지 않은 것이 보석 만들어 파는 사업을 한다고 하며 친구들이 모여 의논한다고 한잔, 거래처 뚫는다고 한잔, 힘을 합치자고 한잔,
매일 술판이다. 사업이 잘 안 된다고 담배도 피우고 하여 보기에 희망이 없다. 군대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여 교회에서 결혼식을 했는데 주일도 잘 안지키고 하여 새색시는 큰 결심을 하였다.
2년여가 다 되어 가는 어느 날 새색시에서 아내로 넘어가려는 시점에 이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원대한 꿈을 품었다면서 사업이 안 된다고 매일 술타령이니 미래가 안 보인다. 애기가 생기기 전에 이혼하겠다고 통보를 하고 시누이랑 같이 시댁으로 내려가 숨어 지냈다.
전화도 없던 시절이라 처갓집에 가니 보이지를 않아 지나는 길에 인사 왔다고 하고 친구들에게 수소문해봤으나 소식을 모른다 하자 사색이 되어 본가로 갔다. 그런데 그렇게 찾아도 없던 색시가 시부모에게 와 있는 것을 본 그는 납작 엎드려 빌며 용서를 구했다.
색씨는 이때다 싶어 사업에서 손 땔 것, 술 담배를 끊을 것.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서 친구들에게 투자한 돈은 나중에 사업 잘 되면 돌려 받겠다고 말하고 손을 씻었다.
그 후 두문불출하고 공부하더니 정부 투자기관에 시험 보아 합격했다.
그 후에 아기를 낳고 행복하게 생활하는가 했더니 또 돈키호테 기질을 발휘하여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뚱딴지 짓을 해서 아내를 힘들게 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며 그래도 가정에 충실하고 신앙생활을 잘해서 얼마든지 참을 수가 있었단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정년 퇴직한 후에도 여전히 뚱딴지 같은 생각을 한단다. 제주도에 가서 개인택시를 하며 신혼부부 태우고 가이드를 하고 싶다고 하고, 어부인은 경치 좋은 곳에 카페를 차리면 어떻겠냐고 말을 한단다. 왜 아직도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 부인은 말한다.
남 같지 않은 지인이라 나는 그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당이 올라가는 듯 하다
2025.12
댓글목록
안박사님의 댓글
#.*초록별ys* 隨筆家`詩人님!!!
"초록별"任!"丙午年"에도,더욱 "健康+幸福" 하시옵고..
"糖尿病"의,前段界 이시군요!食前數値가,93이면 養好해`如..
"糖化血色素"가 6.5以下면 正常인데,6.3이라니 正말로 Good예..
本人도 "糖尿病"을 接한지,28年餘 입니다요!참말로,몹쓸病`입니다여..
"돼지감자(뚱딴지)"가,글케 效果가 많았군요!祝賀드리오며,本人도 踏習을..
"초록별"任!昨年 12月이후,間晩에 들오시고.. "숙영"娘子와,늘 幸福하시기를!^*^
(追申: "이영숙"作家님의 作品에는,늘 "댓글"과 "答글"을.. 새해에도,福많이 받으세要)
초록별ys님의 댓글
안박사님
오랫만에 들어 왔습니다
잡다한 일과 게으름이 합쳐서
자주 못 들어 옵니다.
늘 응원해 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가내 두루 평안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