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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현황(天地玄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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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6-03-0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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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현황(天地玄黃) 




가뭇한 하늘은 끝이 없고 봄빛이 흐르는 대지는 거무티티하다. 겨울잠에 빠져 있는 안산은 안개 속에 넌짓이 누워 있어 흡사 괴물 같다. 마을의 모든 망자들이 잠들어 있는 곳, 마을의 영혼을 품은 산이기도 하다. 묵화 속에 사라진 토함산을 찾느라 여명이 밝아오는 등고선을 따라 새벽을 훔친다. 신라 천년의 얼이 서린 황금자라를 닮은 산 금오산이 안산을 베물고 그 기나 긴 꼬리는 형산강으로 흘러 들어 간다. 수 많은 세월이 유구히 흐르는 형산강에 꿈처럼 시간처럼 흔적처럼 잠겨 있는 것이다.


우리네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일생을 통해 보더라도 기쁨과 행복 보다는 슬픔과 고통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오죽하면 부처님이 사람은 태어난 순간 고해의 바다,사바세계라고 일컬었을까. 그 많은 고통을 이겨내고 60년 7,80년이 넘도록 살아내는 사람을 보면 참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은 죽어 혼과 백이 나누어지며 흙으로 돌아간다. 온기와 호흡은 바람으로 육신은 내가 태어난 대지로 스며든다. 그러고 보면 하늘과 땅이 다 사람의 모습이다. 우리 모두는 하늘과 땅의 품에서 삶을 영위하다 어느 날 홀연히 먼지처럼 우주로 살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의 일생이다.


수백 년 정자에 유건을 쓴 훈장님이 학동들을 데리고 천자문을 가르치고 있다. 천지현황 우주홍황 하며 대나무 회초리가 소반에 낭창거리지만 삼베 잠뱅이를 걸친 아이들은 졸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며 훈장의 눈을 피해 개구를 부린다. 선선한 바람이 아이들을 훑고 지나가며 시간을 농하고 있다. 정자 뜨락에는 붉은 접시꽃이 피어 오르고,,, 과연 이런 세월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마루에 서서 정자를 바라보며 세월을 추달하고 있다. 치열한 문명의 진화가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말살하고 첨단화 된 에이아이가 인간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영화를 보아도 저것이 사람이 하는 것인지 에이아이가 조화를 부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래 저래 속고 살아온 세월 오리무중의 세월을 허둥대고 있다.


마당의 백합목에 봄물기가 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겨울의 꼬리가 힘을 잃을 때쯤 나는 그녀가 옷깃을 여미는 것을 보았다. 화사한 그날을 기다리며 미리 봄단장을 하는 백합목을 보고 야! 벌써 망울에 솜털이 비치네! 하니 대뜸 아내가 내가 보기엔 아직 한참을 멀었구만! 하며 가녀린 노추의 감성을 묵사발로 대꾸한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참에 김치 송송 썰어 넣은 참기름 고소한 시원한 묵사발 한 그릇이 마시고 싶다. 지리한 봄비가 연 3일째다. 오늘은 뽀송하고 따스한 봄햇살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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