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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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 친구야
젊을 때 테니스 선수였던 절친이 60이 넘어가자 어느 날 문득 그의 뒤통수에 콧등만한 혹이 생겨났다. 은퇴 후 모처럼 편안한 일상을 남들처럼 지내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져 여사로 생각하며 술도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40대와 게임을 하더라도 별로 지치는 기색이 없을 정도로 팔뚝의 근육을 뽐내며 모두를 부럽게 하였다. 반년 정도가 지나자 스스로 가라앉을 줄 알았던 혹이 어느새 자라 콧등만한 혹이 머리칼을 뚫고 불룩히 무덤처럼 쏫아났다. 제법 멀리서 보아도 허연 혹이 볼썽 사나울 정도로 자라나자 친구는 종합병원을 찾아 수술을 했다. 혹을 떼어낸 친구는 뒤통수를 보란듯이 시원하게 쓰다듬으며 5년도 넘게 나와 여행도 가고 막걸리도 마시며 일상을 여여히 보냈다.
나보다 5년을 먼저 귀향을 한 친구가 어느 날 문득 전화가 왔다. 힘 없이 가라 앉은 목소리에 저윽히 불안한 기분이 서렸지만 왠 일이고? 하니 한숨을 푹 쉬더니 최근에 운동을 하고 나면 쉬이 지치고 만사가 무기력해서 병원에 가니 암이라 카네! 한다. 암?! 어디 말이고? 하니 뒤통수 수술한 거 알제? 그 혹 떼어낸 자리에 암이 생겼다 카네! 이놈들이! 그때 다 정밀검진하고 수술했을 텐데 이해가 안 되네! 하니 그러게 말이야! 하며 포기한 듯 목소리가 말려 들어간다. 지방병원이라 그런지 의사의 실수인지는 몰라도 실수가 따로있지 한사람의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인지라 따지러간 의사는 갸웃하며 눈만껌벅거렸다고 했다. 미상불 혹을 떼어낸 뿌리에 암이 자라나고 있다는 걸 집도의가 몰랐던 것이었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이미 갑상선이나 임파선으로 암이 전이가 진행이 되어서 지방병원에선 하루 빨리 서울 큰 병원으로 옮기기를 바라는 눈치가 짙어졌다. 의사와 왈가왈부 할 시간도 없이 아내와 함께 암전문 병원으로 온 친구는 하루빨리 수술에 들어갔고 달포를 항암을 버티며 암세포의 활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 주일에 한 번씩 들러 안부를 묻던 나도 지쳐갈 무렵 암세포가 자꾸 번지더니 표적치료니 뭐니 하면서 늘어진 환자를 아주 곤죽으로 만들었다. 그날 눈도 오지 않는 강추위가 꽁꽁 얼던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친구의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가 운명을 했다고,,,
66세였다. 참 아까운 나이였다. 그렇게 건강하고 소탈했던 친구였는데, 세상이 왜이러지 하는 살벌한 기운이 온몸을 엄습 했다. 우리가 꿈꾸고 약속했던 그 많은 노년의 버킷리스트를 잊었단 말인가. 부부가 같이 말년에 여러 명승지를 다니려고 인터넷에서 뽑아 놓은 노트 한 권 분량의 여행 계획서가 외로히 책장에 무용지물로 꽂혀 있다. 이심전심 코드가 잘 맞아 일생을 같이 하기로 했던 보석 같은 친구. 보고 싶다 친구야!
그가 그렇게 홀연히 떠나가고 5년이 지났다. 그의 아내로 부터 안부전화도 시들해질 무렵 나는 친구와 똑같은 암의 수렁에 빠졌다. 폐암이었다. 하늘이 노래지더니 세상이 발칵 뒤집어 졌다. 난리법석을 떨고 앞 가슴 옆구리 등하며 송곳 같은 첨단기기로 세 군데나 구멍을 내고 폐 뒷쪽의 여러 부분에 전이 된 암세포를 떼어 내느라 10시간의 긴 수술을 진행 하였다. 사람이 아니었다. 그져 어시장에 누워 있는 생선 같은 느낌이었다. 과연 내가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 가 엄습했던 암울하고 적막한 시간이었다. 그러고 또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좀 잔잔해지기를 기다리지만 연못에 던져 놓은 낚시찌처럼 고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날이 좀 물러지면 영천에 있는 친구의 무덤을 찾아 보리라. 혹한의 추운 겨울을 견딘 친구의 모습을 보러 가리라. 그러고 차디찬 표석을 어루만지며 세파에 묵은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다 오리라. 살아 있어도 죽은 것 같은 세월 그래도 숨 쉬고 있으니 너의 얼굴을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세월인가. 보고 싶다 친구야!
댓글목록
안박사님의 댓글
#.*계보몽* 隨筆家`詩人님!!!
"몽"任의 "오카리나"演奏實力이,日就越壯 입니다`如..
"詩마을`房"에서 "몽"詩人님의,音響을 즐聽하고 있습니다..
"보고싶다~親舊야!"라는 말씀들으니,옛`時節의 親友가 生覺나..
"소설`수필房"에서 하루도 걸름이없이,"隨筆"을 連載하시는 "몽"任..
"계보몽"詩人님!"肺癌"이시라도,熱心治療하시고..늘상,康寧하십시要!^*^
계보몽님의 댓글
안녕하시죠? 안박사님!
5년이 지나면 완치라는 다른 암과 달리 의사말씀이 워낙이 체질이 폐암의
형성이 잘 이뤄지는 섬유질이라해서 지금은 일년에 한 번씩 정기진료를
하고 있습죠. 선고께서도 폐암으로 세상을 버리셨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습니다
연주는 완전독학이라 서툴고, 호흡이 달려 그만둘까도 생각중이나
백수가 늘 시간이 부자라서 소일거리로 하고 있으니 모자라는 연주실력을 해량하시기바랍니다
시골에 내려와 맑은 공기도 마시고 환경은 좋아졌지만 고독사라는 단어가 얼핏설핏 보이기도 합니다 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안박사님!
배설 같은 잡설에 늘 귀기우려주시고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