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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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서체 / 오영록
나무속에는 각자(刻字) 공이 살고 있다
겨우내 나무속에서 자음과 모음을 조탁(彫琢)하였다가
일시에 내 걸었을 거다
둥근 곡선과 꽃처럼 수려하게 조탁하였다가
이른 봄부터 연등처럼 가지가지 초록의 활자를 매다는
상판(上板)의 손길
목구멍을 닮은 나이테와
남쪽으로 가지 하나를 더 뻗는 오행의 법칙
햇볕에 단단해지고 소나기에 쓸렸으므로
어떤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서체
어떤 난장이어도 울긋불긋 물들일 수 있는 서체
가을이면 일시에 수거하여 다시 조탁에 들어가는
그 수고를 아끼지 않는 장인이 있다
나무에 귀를 대보면 그 조탁하는 소리가
쿵쿵 들리기도 했다
숲에 들면 메아리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떤 나무에는 자음과 모음이
장엄하게 조탁 된
경기천년체가 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2017 경기도 전용서체 공개기념 SNS시(詩) 공모전 대상
강태승님의 댓글
좋군요-대상 축하드립니다 -
임기정님의 댓글
축하드립니다
저 역시 오늘 네 그루 나무 조경하면서
오시인님 시 떠 올렸습니다
<귓속말> 베어넨나무 옮기면서
박해옥님의 댓글
이렇게 훌륭한 글을 쓰셨으니 대상은 당연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오시인님
나도 가끔 산에 오를 때면 나무에 귀를 대 보기도 하고
물관에서 뭔 소리라도 나는가 들어봤는데 헛 공상 뿐이었어요
시가 차암 좋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축하합니다. 세상 문학상은
다 끌어모아 큰 횃불을 올릴 듯.
봉화가 오르면 달도 기죽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