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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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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06회 작성일 25-08-30 14:16

본문

압류

 

서승원

 

 

나는 언젠가 죽음에 압류당할 것이다

 

도 돈을 찾을 수가 어업 없어요

일상을 더 이상 인출해 쓸 수 없을 것이다

발 한쪽을 질질 끌고 창구 앞으로 다가가며

찌뿌둥한 몸으로 일어나 텁텁한 이를 닦고

초로의 남자가 어눌한 목소리로 말한다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며 우유 한 잔으로 시작하는 아침

통장이 압류되었네요

쉬는 날 천변을 걸으며 만나는 꽃과 나무들

사무적인 직원의 답변이 돌아오고

물 위에 떠 있는 오리와 물속의 잉어들

8만원 돈이 남아있는데 왜

저녁이면 공사를 끝낸 아파트 건설 현장

압류되었냐고 남자가 화를 낸다

허공에 낚시를 드리운 듯 서 있는 타워크레인의 침묵

저한테 화내지 마시고요

밤이면 마음으로도 몸으로도 크게 상처받지 않은

왜 그런지는 고객님이 알아보세요

 

평범한 하루를 감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날 난 만기 예금 46372000원을 찾아 46300000원을

다시 예치했고 우수리 돈 72000원을 찾았다

남자는 은행 문을 나섰고 난 순간 내 손에 쥔 돈을

그 남자에게 주고 싶었다 잠시 잠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슬퍼하는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아니었다

단지 어떠한 압류딱지도 내 앞으론 늦게 도착하기를 바라는 사람

시원한 맥주나 한 잔 마시고픈 사람이었다.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그런지는 승원님은 아시나요?

왜 우수리만 찾았는지요.
시원한 맥주나 한 잔?

제목이 무섭습니다요.ㅎ

제어창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수리를 찾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 심부름 할 때 생긴 습관입니다
우수리를 용돈으로 받던 시절
요즈음은 가끔 와이프 심부름으로 은행 갈 때 우수리 찾아 용돈하곤 했습니다~
제목처럼 무서운 일은 제게 아주 오래도록 안 찾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승원씨 글이 재밌습니다
오늘 글은 두 상황이 복합적으로 믹스해 하나로 만든 ,
그럼에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는 아주 실험적인 글이지 싶네요( 이건 온전히 내 느낌)
배우고 갑니다.
우수리로 마신 맥주 한 캔 시원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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