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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를 지키는 박태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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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54회 작성일 25-09-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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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를 지키는 박태기나무

 

 

 

 

비탈진 주택가 골목 안

흔한 재개발 현수막 하나 걸리지 않고 버려진 집이 있다

발등만 보고 다니다 모처럼 올려다본

거기, 물씬한 절박함 너머의 낭만

붉디붉은 박태기나무꽃 한창이다

때 되어 한 상 차려 놓고

버리고 간 옛사람 기다리는지 경계를 넘어 기웃거린다

다시금 올려다본 추녀 밑 반자 헐벗었고

곳곳에 드러난 붉은 뼈가 버려진 사유 같아 서글프다

그 옛날, 어느 식솔들이 때 없이 드나들었을

철 대문, 안녕하던 그들이 다시 안녕하며

열어젖혀 주길 기다리나 그 눈빛 그윽하다

간절함은 아무에게도 전할 수 없어

스쳐 지나는 뭇 눈빛이 닿을 때마다

헐어 헤진 입술 달싹거렸다

문주(門柱)에 붙은 우편함은

어제와 또 어제가 될 오늘을

한입 베어 물고 삼키지 못하니

컥컥거리는 목맴은 삭아지지 않는 애달픈 그리움일까?

다만 담 너머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푸른 도로명 표지판은

환한 봄날, 선명한 지번을 품고 놓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밥이 삶이라

울안 박태기나무

또 한, , 밥을 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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