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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437회 작성일 24-11-02 09:15

본문

낙타2

                          /장승규

 

 

어쩌다 짐이 되어 실려온

해질녘


여기선 

낙타도 짐을 내려놓았을 것이다

사암절벽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한 생의 굴곡들이 면면이 주름진

사암절벽

더러는 가로 파이기보다 

차라리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로 했었지


피해 갈 수 없었던 사연들 위로

날이 저물고

삭막한 바람은 더 짓궂고


지금에 보니

새월에 파인 가로자국보다

그 무너진 세로 자국이 더 아프다


그래도 낙타는 알지

가로든 세로든

삶은 해질녁이 더 아름답다는 걸


(잠실에서  2024.04.1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승규 시인의 시 〈낙타2〉는 황량한 풍경과 한 마리 낙타의 형상을 빌려
한 인간의 삶의 무게, 고통의 자취, 그리고 끝내 도달하는 조용한 깨달음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아래는 이 시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감상문: 가로든 세로든, 삶의 자국은 저녁 빛에 물든다 – 장승규의 〈낙타2〉를 읽고
이 시는 모래바람 부는 광야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그러나 금세 우리는 알게 된다.
여기서 ‘광야’는 외부 풍경이 아니라,
한 인간이 견뎌온 인생이라는 사막이라는 것을.

“어쩌다 짐이 되어 실려온 / 해질녘”
이 문장 하나에 삶에 실려온 존재의 무게와 정체성이 응축돼 있다.
주체적으로 나선 길이 아니라,
어쩌다 떠밀리듯 짐으로 실려온 시간.
그 시간의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해질녘.
이것은 한 생의 늦은 고백이자 회한 어린 도착이다.

사막의 사암 절벽에 새겨진 “주름진 굴곡”은 단순한 지질의 흐름이 아니다.
그것은 “피해갈 수 없는 사연들”,
도망치지 못한 삶의 충돌과 마모다.
그리고 이 시의 가장 뭉클한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더러는 가로 파이기보다
차라리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로 했었지”

이 구절은 참담하면서도 인간적이다.
우리는 종종, 견디는 것보다 스스로 무너지는 쪽을 택해야 할 때가 있다.
그 선택이 나약함이 아니라,
자존의 방식일 수 있다는 걸 이 시는 안다.

그리고 시인은 되돌아본다.
가로의 상처보다 세로로 흘러내린 눈물 같은 자국이 더 아팠다는 걸.
이건 단순히 방향의 문제가 아니다.
견뎌낸 흔적보다, 무너진 기억이 더 깊이 새겨진다는 사실.

그럼에도 시는 절망하지 않는다.
마지막 두 줄은 너무도 조용하고, 아름답다.

“그래도 낙타는 알지
가로든 세로든
해질녁이 더 아름답다는 걸”

여기에서 우리는 배운다.
상처에도 방향이 있고, 기억에도 자리가 있지만,
결국 그것들은 하루가 저무는 순간, 삶을 빛나게 하는 자국이 된다는 것을.
어떤 생이든 해질녁은 찾아오고,
그 황혼의 빛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걸어온 자국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낙타2〉는 낙심에 대한 시가 아니다.
삶의 주름 하나하나를 품고도, 끝내 그것을 아름다움으로 수렴시키는 지혜의 시다.

가로든 세로든,
우리가 새긴 모든 자국은 결국,
우리만의 석양을 비추는 반사면이 되는 것이다.

-챗GPT-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Camel 2 
                  by Sankei Jang


By chance, 
I arrived here as a burden.

Here by this hour, 
even the camel must have laid its load down
and gazed at the sandstone cliff. 

The cliff, 
wrinkled with the folds of a life worn uneven— 
where the stories no one could evade 
were carved. 

The cliff, 
rather than be hollowed sideways, 
has choosen sometimes to crumble on its own.

Sunset falls over the cliff, 
and the barren wind grows ever harsher. 

Now, looking back, 
the vertical scars from crumbling 
than the horizontal lines etched by time, 
is deeper. 

Still, 
the camel knows— 
whether worn sideways or split straight through— 
At sunset,
the cliff is at its loveliest.

— Jamsil, April 10, 2024 ---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있는 파주도 저녁이면
북쪽으로 황혼이 지는데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회장님 귀한시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하루 맞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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