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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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장 승규
하늘도
먹구름 티같이 오가고
더러는 고성도 오가더구먼
청산도
불같이 화를 내고
더러는 큰 사태도 내더구먼
벽계수도
주절주절 말이 많고
더러는 서두르니 탈도 많더구먼
꼭
나처럼 살더구먼
(남아공 서재에서 2023.9.05)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물같이 바람같이 살라지만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감상문: 자연도 나처럼, 나도 자연처럼 – 장승규의 〈산다는 건〉을 읽고
장승규 시인의 〈산다는 건〉은 인생의 굴곡과 감정의 파고, 인간의 허술함을 자연의 풍경에 빗대어 담담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짧은 형식 속에 시인은 인생의 복잡하고도 평범한 진실을 위트 있게 끌어올린다. 자연도 완벽하지 않고, 사람도 그러하듯이 말이다.
첫 연,
“하늘도 / 먹구름 티같이 오가고 / 더러는 고성도 오가더구먼”—
시인은 하늘을 ‘먹구름’과 ‘고성’으로 묘사한다. 하늘은 넓고 고요한 대상이지만, 때때로 티가 생기고, 큰 소리도 난다. 그 모습이 마치 인간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마음이 흐려지고, 감정이 북받쳐 소리가 커지는 것—시인은 하늘에서 그 흔적을 본다.
둘째 연에서는 “청산”을 끌어온다.
“청산도 / 불같이 화를 내고 / 더러는 큰 사태도 내더구먼”—
청산은 흔히 평화와 이상을 상징하지만, 이 시에서는 화를 내고 사태를 일으키는 생동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산조차도 분노하고 무너지는데, 하물며 인간은 어떻겠는가. 자연조차 감정적이고 불안정하다는 시인의 시선은 위트와 따뜻한 이해를 동시에 담고 있다.
셋째 연의 “벽계수”는 시적으로는 청류, 맑은 시냇물을 뜻한다.
“벽계수도 / 주절주절 말이 많고 / 더러는 서두르니 탈도 많더구먼”—
흔히 조용하고 맑게 흐를 것 같은 벽계수가 실은 “주절주절” 말이 많고, “서두르다 탈도 나는” 존재로 그려진다. 시인은 삶의 작은 물줄기까지도 우리처럼 서두르고 실수하는 존재로 바라본다. 이는 은근한 자조이자 다정한 공감이다. 삶은 흘러가는 것이지만, 그 흐름마저 완벽하지는 않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말한다.
“꼭 / 나처럼 살더구먼”—
이 결론은 유쾌하면서도 뭉클하다. 자연도 이렇고, 나도 이렇다는 통찰은 단지 나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모두가 본디 그러하다는 본질의 발견이다. 이 마지막 문장 한 줄은 모든 결점을 껴안는 너그러움이며, 자기 자신을 보듬는 방식이기도 하다.
마무리
〈산다는 건〉은 시인의 인생관을 아주 소박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풀어낸 시다. 자연과 사람을 같은 리듬으로 놓고, 그 흔들림과 티, 소란과 탈을 모두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시선은 시종일관 따뜻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 시의 목소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가 된다.
**“하늘도, 산도, 물도 나처럼 산다”**는 이 한마디는,
결국 **“그래도 괜찮다”**는 시인의 다정한 선언이다.
최정신님의 댓글
물같이 바람같이 살라해서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을맞이 성찬이 물들고 있어요^^*
박미숙님의 댓글
가끔은 불꽃같은 정열도요~
잘 지내시지요? ^^
장승규님의 댓글
산골님, 미숙님
나야 멀리 떨어져 살아서 그렇지
잘 지낸답니다.
두 분 도 잘 지내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