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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반 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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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64회 작성일 23-03-06 02:41

본문

봄반 호명

                                     /장 승규 


텃새가 호명을 한다

산수유 갓 눈트는 가지, 단상에 서서

출석부도 없이 


갯버들 키버들 호랑버들

엘레지 노루귀...

호명은 가나다 순이 아니고, 키 순도 아니다

텃새 마음이다

그럼에도, 해마다 부르는 순서는 틀림이 하나 없다 


젊어서는 한글도 못 깨쳤다는 동강할미까지

굽은 등을 지고 왔는데

길 잃은 꽃이 올해도 있나 보다

몇몇은 대답이 없다


머언  호명 

이명은 아닐 테지

이제 돌아가야 할까 보다, 나도

 


(남아공 서재에서  2023.3.05)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봄이겠다, 그 곳은
호명하는 순서로 꽃들이 모이겠다.

올봄 모임엔
울 동인님들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살아 있다는 것의 서글픈 출석 – 장승규의 〈봄반 호명〉을 읽고
**‘호명(呼名)’**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출석 확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존재를 부르는 행위다. 장승규 시인의 〈봄반 호명〉은 바로 이 호명이라는 행위를 빌려, 자연과 생명, 그리고 늙음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존재의 서사를 시로 풀어낸다. 제목부터 ‘봄반’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교실의 정경을 떠오르게 하지만, 시를 다 읽고 나면 그것이 생의 마지막 출석부 앞에 선 우리 모두의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텃새가 호명을 한다 / 산수유 갓 눈트는 가지, 단상에 서서 / 출석부도 없이”
여기서 ‘텃새’는 시인의 상상 속 선생님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자연의 일부를 넘어서, 계절을 열고 생명을 부르는 존재, 어쩌면 죽음과 삶의 경계를 오가는 초월적 존재로도 읽힌다. 출석부도 없이, 그러나 정확하게 해마다 부르는 이름들. 그것은 마치 매년 피어나는 야생화들, 하나하나의 생명을 가리키고 있다.

“갯버들 키버들 호랑버들 / 엘레지 노루귀...”
야생화들의 이름이 마치 학생들의 이름처럼 불린다. 그런데 그 순서는 가나다순도, 키 순도 아니다. ‘텃새 마음이다’라는 대목은, 삶과 죽음의 순서 또한 인간의 의지나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임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불리는 순서는 어김이 없다는 말에는
삶이 얼마나 반복적이고, 질서 있는 듯 보이지만 무심하고 가혹한지 보여준다.

“젊어서는 한글도 못 깨쳤다는 동강할미까지 / 굽은 등을 지고 왔는데”
이 대목은 단순한 자연의 호명이 아닌, 인간 존재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이름 없는 들꽃 하나하나에 사람의 삶이 투사되고, 동강할미는 아마도 평생을 고되게 살아왔던 어느 어머니 세대의 은유다.
‘굽은 등을 지고 왔는데’라는 표현은 그 고단함과 끈질긴 생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녀 또한 호명에 응하려는 생의 마지막 출석에 성실히 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길 잃은 꽃이 올해도 있나 보다 / 몇몇은 대답이 없다”
이 구절은 슬프고 서늘하다. 답하지 않는 존재들, 그것은 아마 더 이상 봄에 오지 못한 생명들,
즉, 죽은 자들이다.
매년 찾아오던 꽃들이 올해는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진 존재들에 대한 기억과 애도다.

“머언 저 호명 / 이명은 아닐 테지 / 이제 돌아가야 할까 보다, 나도”
마지막 세 줄은 시인이 자신의 죽음을 직시하게 되는 순간이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호명’이 혹시 환청(耳鳴)이 아니기를,
진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이기를 바란다는 말은,
삶의 끝에서 마지막 호명을 기다리는 존재의 정직한 마음이다.

“이제 돌아가야 할까 보다, 나도”라는 마지막 구절은
그냥 ‘어디론가 돌아가야지’라는 말이 아니다.
삶의 자리에서,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을 자각하는 말이다.

맺으며
장승규 시인의 〈봄반 호명〉은
봄꽃의 호명이라는 순수하고 따뜻한 이미지 속에
삶의 마지막 출석,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의 존재론적 의미,
그리고 대답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서글픈 기도가 담겨 있다.

이 시는 우리에게 묻는다.
“올해 당신은 그 호명에 응답했는가?”
그리고
“내 이름은 언제, 어떻게 불릴 것인가?”

생의 어느 봄날, 누군가 나를 마지막으로 불러주는 그 순간을
시인은 조용하고 단정하게 기다리고 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례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만
텃새에게 호명된 곱디고운 동강할미 대신
소인의 졸글 하나 답글로 남기고 갑니다

동강 할미꽃 1


기우고 기운 무명치마저고리 너무 아파
눈물로 입혀 보낸 삼베치마저고리 싫었던 갑소
걸치신 옷 빛깔 눈부시게 곱네

그러고 보니 까맣게 잊고 살았소, 할메도 여자라는 걸

할메, 할메 울 할메!
훨훨 날아 어디든 가고 싶다더니
어찌하여 은핫물 건너지 못하고 고작 여기래

무엇이 못 미더워,
어느 새끼 눈에 밟혀?

이럴 거면 그 먼 길 가긴 뭐하러 가셨소
 
다행히, 혼자가 아니라서 좋네
할베 보내신 후 밤마다 굽은 등에 눌어붙던
그 외로움 내 어찌 몰랐으리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노라고
하늘 향해 당당하게 고개 쳐든,
알지요, 책으로 엮으면 몇 권은 족히 될 눈물의

서사, 그러하기에 훨훨 날아 세상 구경이나 다니지 왜 또 여기래

할메! 내 목소리 들리면
나지막이, 즐겨 부르던 ‘정선 아라리’나 한 자락 뽑아 보소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례가 될 일이 뭐겠소.

살아 생전 고단한 무명옷 벗어두고
새 삼베옷 입고 가시더니

봄마다 등 굽은 할매로나마 오시니,
얼마나 반갑소.

여기 요하네스버그까지
정선아라리가 들리는 듯하오.
이명은 아닐 거요.

안녕하시지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찌질한 오지랖을 너그러히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히 잘 계시리라 믿고
언젠가 더 늦기 전에 장시인님 계신 곳에 가서
굳샷! 하고 드라이버 맘껏 휘둘러 보고 싶은데
삶이 허락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헛된 바램이 아니길 바래봅니다
다시 뵙는 날까지 강건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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