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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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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141회 작성일 19-01-31 15:28

본문

소롯길

최정신

 


혹한을 견디는 소롯길에 든다 

알몸이 알몸에 기댄 먼 산이 수묵 진경으로 안겨 온다

비탈에 서서 칼바람 보속을 받는 나무의 죄목은

세간사 나몰라라 홀로 저무는 침묵


떼어먹은 사랑을 갚지 못 한 죄
두 팔 벌려 오래 벌쓴들 성사 받지 못 할 죄
계율도 신이 만들었으니 죄도 신이 저지른 오류라 우긴 죄

땅거죽 한 채로 삼동을 견디는

풀벌레만도 못한 생각에 밟혀 헛발을 짚는다


비등점보다 뜨거운 명치를 기우뚱 쏟아  
한사코 편해지려 이 숲에 투정 부린다

잡목을 서성이는 고라니 눈매가 

한시절 돌아 가는 꿈처럼 그렁하다 


바람 계단 밟아 구릉으로 오르는 소롯길
햇살이 은색 비늘을 뿌린다

적막 쪼는 곤줄박이 한 쌍, 휜 가지를 버린다
성근 살림 털어 솔방울 숭어리 내려 준 겨울 산정

지극함에 헤진 마음을 수선한다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 산을 알몸에 알몸을 기댄 산으로 보신 시인의 시선이 감미롭습니다.
그 알몸에 옷을 걸치고 갈아입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금강산의 사계절 이름이 다르듯이 수묵화와 채색화가 변화해가는  시인의 걸음폭이 기다려집니다.
수묵화의 깊은 세계, 주인의 허락없이 소롯길을 잠시 거닐었습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곧 알몸이 덮혀질 자연의 경이로움이 시작 되겠지요
산은 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데
사람만 일희일비 시시비비 경망을 떨죠 ㅎ
특히 나처럼 감정기복이 파도를 타는 경우...
구정 명절 가족과 즐거운 페이지 다북채우세요^*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몰라라 홀로 저무는 침묵, 사랑을 갚지 못한 죄,
고라니 눈매에서 한시절 돌아가는 꿈을 보는 일,
헤진 마음을 수선하는 일,

조용히 풍경 속에 서 있는, 시인의 뒷모습이 아련합니다.

설 명절 좋은 시간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시의 교과서로 시마을을 밝혀주는
서피랑니임^^
사유가 시원치 않으니
풍경이라도 제대로 그려야 하는데
제자리 걸음이나 맴돕니다

예쁜 아내와 설 명절 알차세요.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롯길을 저도 거닐어보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어머님 만큼이나 애잔함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무쉭하면 용감하다구 저 맴대로 지지고 볶아보앗습니다
최정신 시인님
사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쿵,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속정 깊고 안 무쉭하고 용감한 저기님,
마음이 진짜 시인인 그대...
새해에도 복 많이 지으세요^^*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차분한 서정입니다.
시는 마음에서 발원해서 마음으로 닿는 게 아닌가 싶어요.
자기만의 오롯한 시세계가 있다면 그만이다.
그 소롯한 길을 보내요.
늘 건강하시고요. 날마다 젊으지시기를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은 왜 이토록 서글퍼야 하는지
이 시를 읽으니
메뉴 많은 고즈녁한 산장에 앉아
오래 우려낸 대추차 한 잔 시켜 놓고 내리는 눈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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